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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신동빈… 더 커진 反롯데 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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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국민 반응 시큰둥, "서툰 한국어만 더 부각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1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롯데그룹 경영권분쟁 사태에 대해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1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롯데그룹 경영권분쟁 사태에 대해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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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알아듣기 힘든 한국말, 달라진 건 없다."

11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 국민은 물론 재계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룹 경영권분쟁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해명이 수 많은 보도를 통해 공개된 내용을 확인한 수준에 불과한 데다 정부와 언론, 정치권 등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롯데는 한국기업이다"라는 점만 부각시켰다는 지적들이 나왔다.
A기업 홍보실 관계자는 "역효과 날 것 같다"며 "가족간 어떠한 양보나 협상도 없는 상황으로 불편한 한국어만 부각됐다"고 말했다.

B기업 관계자 역시 "한국말이 서툴러 알아듣지 못한 상황에서 간결하게 말하지 못해 오히려 반감이 들었다"며 "길고 긴 사과였는데 오히려 국민들에게는 좋지 않은 인상을 심어줬다"고 전했다.

'아들들의 재산싸움'이라는 인식도 벗지 못했다. C기업 관계자는 "회장은 경영권 분쟁은 끝난 듯 한 분위기를 전달했지만 결국 남은 건 소송뿐"이라며 "국내 소비자 잡기에만 급급했다"고 평했다.
8월15일 광복절을 맞아 확대된 반일 감정 역시 해소하지 못했다. 사과문을 시청한 일반 국민들도 결국 일본식 한국 발음을 지적하는 반응을 보였다.

롯데그룹의 안일한 대처도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한 재계 관계자는 "불매운동이 벌어진 지 일주일이나 지났고 그 사이 소비자들의 인식은 더욱 악화됐다"며 "그룹 이미지도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회장이 내놓은 대응책 역시 실행 여부를 믿기 힘들다"고 밝혔다.

정치권의 반응도 여전하다. 얽히고설킨 지분 구조를 통해 기업을 장악한 재벌에 대한 개혁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기업의 해외 계열사를 이용한 편법 신규 순환출자를 막는 이른바 '롯데법'을 국회에 제출하고 이언주 의원이 발의한 재벌 총수가 보유한 해외 계열사 지분 공시를 의무화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그룹의 기형적 지배구조 실태 조사 착수에 나섰다. 국세청 역시 롯데그룹 계열사인 대홍기획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데 이어 신격호 총괄회장의 과세 내용 등과 관련한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일본 국세청에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번 기회를 계기로 롯데에 대한 이미지 쇄신을 기대하는 반응도 확인됐다. 30대 후반의 직장인 김 모씨는 "이번 기회에 재벌의 좋지 않은 이미지를 벗고 투명한 기업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며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재탄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40대 중반의 자영업자 박 모씨 역시 "형제간의 재산다툼이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지만 대국민 사과를 통해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 역시 "광복 70주년이라는 유의미한 시기를 맞은 만큼 롯데그룹 역시 이런 역경을 잘 딛고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를 바란다"며 "롯데가 제시한 조치를 기점으로 기업인들이 기업활동에만 매진할 수 있는 풍토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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