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부품사 2Q 실적, '갤럭시S6·아이폰6' 따라 출렁…'의존 고착화' 우려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삼성과 LG 부품 계열사의 2분기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친 갤럭시S6'와 '기대 이상의 아이폰6'로 가름됐다. 전자업계 부품사의 특정 고객사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몇 분기째 이어져 이 같은 편중현상이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삼성전자를 주요 고객사로 한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부품 3사의 2분기 실적이 '갤럭시S6' 효과에 힘입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기대에는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갤럭시S6'의 판매는 순조롭지만 폭발적이진 않다. 이 같은 상황이 부품 계열사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삼성전기는 전날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액 1조6981억원, 영업이익 80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두 수치 모두 시장의 기대치((매출 1조9000억원대, 영업이익 840억원대)를 밑돌았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었지만, 총 매출액은 4.1% 떨어졌다.
특히 스마트폰용 칩부품(mlcc)과 통신모듈(와이파이), 파워모듈, 스마트폰 기판(HDI) 등에 대한 수요가 부진해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기 전체 매출에서 주요 거래선인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55~58% 수준에 달한다. 삼성전기 측은 "국내외 주요 거래선의 수요 부진과 PC, TV 등 글로벌 IT 시황의 약세 영향이 더해져 매출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전자업계는 30일 실적발표를 앞둔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의 매출 역시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SDI는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보다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할 전망이다. 두 회사 모두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LG 계열 부품사는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시장기대치를 충족시켰다. LG전자가 출시한 'G4'의 판매량이 부진했지만 주거래선인 애플의 '아이폰6'가 2분기에도 여전히 잘 팔렸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이하 LGD)는 아이폰ㆍ아이워치용 디스플레이, LG이노텍은 아이폰용 카메라 모듈을 공급중이다.
LGD는 2분기 매출 6조7076억원, 영업이익 488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무려 199% 증가했다. LGD 측은 "전 세계적인 수요 부진 상황 속에서도 차별화 전략을 통해 13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며 "모바일용 패널 매출이 전체의 28%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은 지난 2분기 매출 1조447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약 6% 줄었다. 하지만 카메라모듈 사업의 매출은 약 20% 증가한 7061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절반 정도를 카메라모듈 사업에서 기록한 것이다. LG이노텍 측은 "핵심 사업인 카메라모듈 등의 견고한 성장이 실적 감소폭을 완화시켰다"며 "오는 3분기에도 카메라모듈 주요 고객사의 신모델 출시에 적극 대응해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결국 국내 부품사의 실적이 '삼성과 애플의 대리전' 양상을 띠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 부품 계열사는 삼성전자, LG 부품 계열사는 애플의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 같은 편중 현상이 지속될 경우 부품 계열사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어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새 고객사 확보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부품사도 특정 브랜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신규 고객 확대에 부심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부품 시장을 대체할 만한 분야를 찾기 어려워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매출구조 개선을 위해 미러(mirror)ㆍ투명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등 응용 범위가 넓은 미래형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면서도 "향후 2~3년 간 스마트폰 부품 시장을 대체할만한 사업 분야를 찾기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근 스마트폰용 소형 배터리 매출이 줄자 전동 공구용 배터리 시장에도 관심을 두고 있는 삼성SDI 관계자는 "전동공구 배터리 시장은 스마트폰 배터리보다 전체 시장 규모는 오히려 크지만, 용도 별로 세분화돼 있어 규모의 경제 효과를 실현하기가 어려운 분야로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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