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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개명'의 경제학…대박과 쪽박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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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만에 수탁고 4배, 이름 잘 바꾸면 '돈 되네'…개명 후 쪽박 차는 펀드도 수두룩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 30' 펀드. 불과 2개월 전만 해도 '미래에셋배당주플러스' 펀드였다. 펀드 이름을 바꾸자 수탁고가 크게 늘면서 대박을 쳤다. 2001년 부터 14년여간 운용하는 동안 수탁고가 늘고 줄고를 반복했지만 올해 5월에는 33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이름을 바꾸자 1000억원이 늘었다. 채권혼합형펀드, 배당주펀드 인기에 개명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개명 후 불과 2개월 만에 수탁고가 1336억원으로 불어난 것이다.

자산운용업계에서 펀드 개명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운용사들은 수익률이 좋더라도 유명하지 않아 수탁고가 낮을 경우 이름을 바꾼다. 반대로 수익률이 나쁠 경우 펀드 개명을 통해 반전을 꾀한다.
운용사들이 펀드 개명에 나서고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현재 운용 중인 공모펀드 중 올 들어 명칭을 변경한 펀드는 모두 151개로 나타났다.

운용사들이 펀드명을 바꾸는 가장 큰 이유는 수탁고 증대다. KDB자산운용이 지난달 '산은2020' 펀드를 'KDB코리아베스트알토란' 펀드로 바꾼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이 펀드의 연초 대비 지난 23일 현재 수익률은 27.02%로 코스피 상승률(7.19%)을 20%포인트 가까이 상회한다. 성과는 우수하지만 수탁고가 불어나지 않는다는 게 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수익률 부진, 수탁고 감소 등 이중고에 시달리는 펀드를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는 경우도 있다. 펀드명을 바꾼 후 운용역 교체, 운용전략 변경 등의 메스를 대면서 효과를 볼수 있다는 것이다.
맥쿼리투자신탁운용의 '맥쿼리중국내수수혜국내' 펀드는 지난 4월 '맥쿼리뉴그로쓰' 펀드로 개명한 후 설정액이 소폭 늘었다. 지난 3개월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총 2조7512억원이 빠져나갔지만 같은 기간 이 펀드 설정액은 8억원 늘었다. 맥쿼리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펀드 이름을 바꾸면서 중국 경기 수혜주에서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각국 경제 변화에 따른 수혜주를 적극 발굴하는 쪽으로 운용전략도 변경했다"며 "이 펀드의 연초후 수익률은 30.66%로 코스피 상승률(7.19%)의 4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반면 개명 후 운용사의 속을 썩이는 골칫덩어리 펀드도 적지 않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코리아대표' 펀드가 대표적이다. 2013년 7월 개명한 이 펀드는 설정액이 1조5103억원에서 현재 5766억원으로 2년 만에 1조원 가까이 급감했다. 연초후 수익률은 7%로 코스피 상승률에 못 미친다. 1년, 2년 수익률도 각각 -1.36%, -0.05%로 모두 마이너스다.

'이스트스프링퇴직연금업종일등40' 펀드는 지난 6월 개명 후 설정액이 한 달 만에 100억원이 빠져나갔다. '알리안츠액티브SRI자[주식](운용)'은 지난 4월 개명 후 104억원이 유출됐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펀드 이름만 보지 말고 운용사의 전략이나 운용역 풀 등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펀드 개명은 운용사가 무작정 새 펀드를 출시하기보다는 기존 펀드명을 변경하고 운용 시스템을 강화해 펀드를 살리려고 하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다만 펀드 개명이 반드시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투자자들은 기존 수익률, 운용전략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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