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크등급이 우량채권으로 변신…국제사회 공감 못해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중국 본토 기업들이 발행한 채권의 '등급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대형 부동산개발업체 에버그란데가 지난 5월 발행한 위안화 채권은 본토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일제히 최고 등급(AAA)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비슷한 시점에 에버그란데의 채권을 정크등급인 'B-'로 하향했다. 높은 부채가 채권 이자 및 원금 상환을 제한한다는 이유에서다. 무디스 역시 이 회사의 채권을 정크등급인 'B2'로 매기고 있다

본토 회사채가 중국에서만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예는 수두룩하다. 시장조사업체 윈드인포에 따르면 본토 위안화 채권 97%는 'AA' 이상의 신용등급을 받고 있다. 'AAA' 등급이 37.5%로 가장 비율이 높다. 반면 미국 회사채 시장에서 AA 등급 이상을 받고 있는 채권은 전체의 1.4%에 불과하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사태 당시 신평사들이 최고 등급으로 평가했던 모기지 채권이 줄줄이 부실화 되며 금융위기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난을 받은 장면과 유사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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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은 중국의 경우 정부와 기업 간 강한 유착관계가 등급에 반영되는 등 객관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기준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는 한 곳의 신평사에서만 등급을 받으면 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더 후한 평가를 주는 신평사들을 찾아다니는 기업들의 '등급 쇼핑'이 이어지는 이유다. 반면 달러 표시 채권의 경우 투자금을 모으기 위해서는 최소 두 곳 이상의 신평사들로부터 등급을 부여받아야 한다.

중국 정부는 최근 외국인들의 자국 채권 투자를 독려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제로 수준이었던 외국인들의 본토 채권 보유분은 올해 7000억위안에 육박한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등급 산정 방식은 중국 채권시장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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