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TV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종이접기 선생님' 김영만 종이문화재단 평생교육원장의 인기가 상한가다. 지난 주 방송 직후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열광적이다. 출연 프로그램은 자체 최고시청률을 경신했고 김 원장 인터뷰도 쏟아지고 있다. 비록 네티즌들의 출연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해도 반응이 이 정도로 뜨거울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종이접기 선생님의 치솟는 인기에 주목한 것은 그 안에 우리 사회의 여러 단면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열광의 중심에 자리잡은 20∼30대의 고민을 비롯해 우리 사회 분위기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는 얘기다. "종이접기 방송을 보면서 취업과 생계걱정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다"는 네티즌들의 반응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세간에서는 20대와 30대의 '향수(鄕愁)'를 종이접기 선생님의 인기 비결로 꼽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인기에서 찾을 수 있는 주목할만한 키워드는 '격려'다. TV 프로그램에서 김 원장은 네티즌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의 나이는 직장인으로 치면 정년퇴직을 넘긴 65세다. 그런 어른이 현실에 부딪혀 곳곳에 상처를 입은 사회초년병들에게 더 잘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북돋아준 것이다.
"코딱지들도 이제 어른이 돼 다 잘 만들 수 있을 거예요"라는 김 원장의 말에 눈물을 왈칵 흘렸다는 시청후기가 많이 올라온 것도 이 때문이다. 이는 프로그램과 김 원장의 인기를 탄탄하게 떠받치는 결정적 요소가 됐고, 긴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2030세대가 격려 한마디에 눈물을 보이고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을 거꾸로 생각하면 그만큼 우리 사회가 격려에 인색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김 원장처럼 힘을 북돋아줄만한 어른이 부족하다는 뜻도 된다.
어른의 격려는 사회적 갈등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당장 김 원장이 출연한 종이접기 방송만 해도 온라인에서 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네티즌들은 '이 공간에서만큼은 악플을 삼가해달라'며 자발적인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또 미국에서는 얼마 전 미국 유명대학에 동시합격했다가 거짓으로 탄로난 토마스제퍼슨고 한인 학생을 해당 고교 교장이 다독여 화제가 됐다. 교장은 "젊은이들에게 실망과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법을 가르치고 책임감 있는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보살피는 게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길"이라고 학생의 잘못을 감싸안았다.
우리 사회는 어떤가. 어느 순간 어른의 격려는 자취를 감췄다. 그러다보니 사회 곳곳에서 빚어지는 갈등은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욱 확장되고 있다. 당장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일자리를 놓고 세대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어른은 젊은이의 나약함을 비난하고 사회초년병들은 어른의 이기심을 공격한다. 패턴이 반복될수록 사회는 더욱 메마르게 된다.
격려는 갈등을 조정해야 하는 정치권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요소다. 우리 사회의 모든 주체를 다독일 수 있는 포용된 자세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회의 어른'이라는 역할을 정치가 맡는 건 어떨까.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