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넷-TV 묶음할인'…묘수냐, 꼼수냐
[한눈에 보는 뉴스]방통위 정책 확정 앞둔 결합상품…이통사·유선방송사 논쟁 총정리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6개월 이상 방송·통신 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결합상품 논쟁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달 중 결합상품 정책 방향을 확정할 계획이다. 방송과 통신 업계에서는 서로에게 유리한 정부 정책 방향을 끌어내기 위해 막바지 불꽃 튀기는 입씨름을 벌이고 있다.
결합상품은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 인터넷TV(IPTV) 등을 묶어 일정 기간 약정을 조건으로 요금을 할인해 주는 상품이다. 1999년 하나로통신(현 SK브로드밴드)이 통신시장에 진입하면서 초고속인터넷과 시내전화를 결합하면서 최초로 등장했다.
본격적으로 결합상품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은 2007년 7월 SK텔레콤 SK텔레콤 close 증권정보 017670 KOSPI 현재가 95,100 전일대비 500 등락률 -0.52% 거래량 1,154,339 전일가 95,600 2026.04.30 15:30 기준 관련기사 과기부, 국산 AI반도체 상용화 현장 점검…"시장 확산 지원" SKT, '라이브 투 카트'로 'NAB 쇼' 올해의 제품상 SKT, 29년간 국가고객만족도 1위 지켰다…전체 산업군 중 유일 의 이동전화, KT의 시내전화 및 초고속인터넷을 포함하는 결합상품 구성이 법적으로 허용되면서다. 상품구성은 대체로 '초고속인터넷+IPTV' '초고속인터넷+IPTV+인터넷전화' '초고속인터넷+IPTV+인터넷전화+이동전화' 등이다.
◆KT 사용자는 올레tv·SKT 사용자는 B tv…당연한데 왜 시끄럽나= KT의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하는 가정은 올레tv를 본다. SK브로드밴드 인터넷 사용자는 B tv를 본다. 이동통신·초고속인터넷·케이블TV를 따로 구입하는 소비자가 점점 사라진 데 따른 현상이다. 품질이나 콘텐츠에 큰 차이가 없다면 '더 싼 곳'으로 가고 싶어 하는 것이 소비자의 당연한 심리다.
지난해 말 유선방송사들이 이통사들의 결합상품을 겨냥해 '허위·과장 광고'라고 공격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동통신 가입=공짜 IPTV'라는 잘못된 인식을 퍼뜨렸다는 것이 골자다.
이동통신 업계 간에도 설전이 오가고 있다.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50%를 확보하고 있는 SKT에 대해 KT와 LG유플러스가 '시장 지배력 전이'가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SKT가 이통시장의 시장지배력을 기반으로 IPTV나 인터넷, 유선전화 가입자를 빨아들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소비자들이 특정 회사의 특정 상품으로 쏠리면 우위를 점한 사업자는 주력 분야 이외의 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하게 되고 결국 이는 소비자 피해로 돌아온다는 것이 KT나 LG유플러스의 논리다.
◆결합상품은 세계적 추세= 프랑스 2위 이동통신사 SFR는 이동전화 최대 3회선과 TV를 결합하면 요금의 30% 정도를 할인해 준다. 호주의 옵터스도 이동전화와 모바일브로드밴드를 결합하면 브로드밴드 요금의 25%를 할인해 준다. 싱가포르 싱텔이나 미국 AT&T도 최대 45%까지 할인해 주는 결합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결합상품은 2014년 기준 유럽연합(EU) 회원국 가구의 46%가 이용하고 있다. 이미 세계적으로 보편적 방송통신 소비 유형으로 자리 잡은 것.
특히 지난 15일(현지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디지털 이코노미 아웃룩 2015' 보고서에도 국가 간 결합상품 비교가 올해 처음으로 포함됐다는 것은 이를 통한 통신비 절감 효과가 이미 전 세계적 트렌드라는 것을 보여준다.
OECD 보고서를 보면 초고속 인터넷과 유선 전화, IPTV를 결합한 상품은 한국이 비교 대상 12개국 중 2번째로 요금이 쌌다. 이동전화까지 포함한 상품도 11개국 중 2번째로 저렴했다. 2013년 기준 국내 결합상품 가입자 수는 총 1553만 가구(전체 가구의 85.3%)로 이동통신 3사 1회선 평균 8000원의 결합할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결합상품의 연간 소비자 혜택 규모는 약 1조3800억원으로 추산된다.
◆우리 정부 입장은= 정부가 결합상품 제도를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 지난해 9월 시작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의 부정적 여론이 강해 자칫 가계통신비 인하를 막는 '제2의 단통법'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막판 쟁점은 '동등할인'. 동등할인율이란 결합상품을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총 할인액'을 따져 특정 상품을 '무료'로 제공할 것이 아니라 각 단품별로 동등한 할인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지난 9일 케이블TV방송 업계에서 '동등할인 제도' 도입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정부에 제출하면서 마지막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통신 업계에서는 결합상품에서 '방송 공짜' '인터넷 공짜' 등 허위 마케팅의 문제점은 인정하면서도 동등할인은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며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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