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은퇴자 르네상스 일구자"
중앙대 평생교육원서 경영학 가르치며 '인생 2막' 나병문 전 우리은행 지점장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은퇴자 르네상스를 꿈꿉니다. 은퇴 후가 먹구름 낀 삶이 아니라 또다른 메인필드가 있는 삶이 되는 데 작은 불씨가 되고 싶습니다."
37년 은행밥을 먹고 재작년 퇴직한 나병문 씨(전 우리은행 지점장ㆍ58세)는 이렇게 말했다. 나 씨는 은퇴하고서 보니 친구들이 "내가 이 나이에 무슨…"이라는 말을 할 때 마다 속상했다고 들려줬다. 그래서 '은퇴자 르네상스'를 주창하는 삶을 사는 것을 남은 생의 목표로 잡게 됐다. 그는 은퇴 이후 여생에도 또 다른 '메인필드'가 있다고 믿는다. '750만 베이비부머는 대동단결하라' '은퇴자 르네상스를 일구자'는 그의 책속 글귀도 그렇게 해서 탄생했다.
아직도 '문청(文靑)'인 그는 최근 책을 써냈고 앞으로도 계속 글을 쓸 생각이다. 일단 내 얘기를 해보자 해서 쓴 책이 '은행원으로 산다는 것은'이다. 배 타고 버스 타고 충남서천에서 군산상고로 통학했던 시절과 '상고생의 꿈'이었던 은행에 입사하기 위해 영어, 주산, 상식, 작문, 부기 시험 과목을 밤새 공부했던 기억도 책에 썼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1년간 어머니 옆에서 가마니 짜고 짚을 빻고 새끼를 꼬는 일을 돕기도 한 일화도 소개했다. 김포공항 지점장으로 승진해서 '조종사 대출'을 만들어 성공시킨 얘기도 담았다. 매일매일 썼던 일기 덕을 많이 봤다. 그는 "이제 기업소설도 쓰고싶고 다른 종류 글도 계속 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졸업 후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때, 20~30년 직장에서 일한 후 은퇴해서 제2의 삶을 살 때, 그 두 가지 관문 앞에 크고 깊은 절벽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그는 "20대의 낭떠러지, 60대의 낭떠러지가 두 개 있는데 여길 뛰어넘지 못하면 바위가 삐죽삐죽 솟아있는 깊은 골짜기로 추락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88만원 세대, 빈곤고령층 등이 그렇다. 옛날엔 열심히 공부하면 그럭저럭 괜찮은 직장을 구해 '메인 필드'로 들어갈 수 있었고 은퇴 후 10년 동안도 삶을 즐기면 됐지만 지금은 두 가지 공간에 깊은 낭떠러지가 생기면서 여기서 추락한 사람은 갈 곳이 없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산업시대의 주역을 자임했던 이들이 무대에서 떠밀리듯 내려오면서 겪게 되는 당혹감과 좌절의 무게가 분명히 있다"면서 "이들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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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씨는 모든 은퇴자가 본인처럼 자기만의 꿈을 갖고 제2의 인생을 살기를 꿈꾼다. 그는 "경험도 많고 돈도 많은데 단 한 가지 나이만 마이너스인 게 베이비부머들이다"면서 "모든 베이비부머가 자기 꿈을 찾고 행복해지는 은퇴자 르네상스가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나 씨는 현재 중앙대 평생교육원에서 2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경영학개론과 리더십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앞으로는 은퇴자들을 중심으로 한 베이비부머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싶다"며 "남은 삶은 은퇴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면서 지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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