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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세월호 참사로 탄생한 '인성교육법'…실효성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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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윤리·도덕 붕괴 막자는 취지지만 "또다른 입시요건 될까" 우려

[뉴스분석]세월호 참사로 탄생한 '인성교육법'…실효성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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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국가가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직접적으로 나선다. 14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21일부터 시행되는 인성교육진흥법에 근거해서다. 하지만 입시 위주의 교육을 놔둔 채 인성교육에 국가가 나설 경우 얼마나 효과가 있을 것인지는 미지수다.
인성교육진흥법은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를 토대로 탄생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인간과 생명에 대한 존중, 책임의식 등 인간성이 붕괴돼 민낯이 드러나자 국가 차원에서 인성 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지난해 5월 정의화 국회의장을 비롯한 100여명의 의원들이 인성교육법을 발의해 같은 해 12월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법안의 핵심은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과도한 경쟁에 내몰린 학생들에게 국가와, 학교, 지역사회가 나서 인성을 가르치도록 하는 것이다. 인성교육을 법으로 명시한 것은 세계 최초다.

당시 정의화 국회의장은 "세월호 참사로 우리는 기본적인 윤리와 도덕이 붕괴된 현실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법 제정을 통해 책임 있는 주인의식과 타인을 존중ㆍ배려하며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가치가 확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전국 유치원과 초ㆍ중ㆍ고교에서 인성교육이 실시된다. 교육부가 5년마다 큰 틀을 만들고 해마다 시ㆍ도교육청이 세부 시행계획을 세워 일선 학교에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하게 된다.

하지만 법 시행을 앞두고 교육계에서는 법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력 경쟁을 기반으로 한 현재의 교육 시스템에서 '인성'이란 모호한 구호에 매달리는 것이 얼마나 힘을 가질 수 있을 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사회성, 협동성 등 공동체 내에서 규칙이나 제도를 지켜나가도록 만드는 것을 분명하게 가르치는 것이 더 확실할 것"이라고 했다.

당초 학생들의 인성을 기르겠다는 법안의 취지와는 달리 성과 위주ㆍ표준화된 인성교육이 이뤄질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인성교육에 대한 평가가 진행돼 법안의 취지와는 달리 성과 위주의 형식적인 교육이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평과과정에서 우수 학교나 우수 교사 등을 선발하게 될 경우 이에 선정되기 위해 교육 현장에서 노력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양 교수는 "인성교육 실시 후 6개월에서 1년 정도 시간이 흐르면 학교 현장에서 인성 교육 프로그램 등이 표준화ㆍ정형화될 가능성이 높고 이렇게 되면 실질적인 인성교육보다는 형식만 갖추게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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