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0년대 첫 부활…2002년 유로화 등장에 다시 역사속으로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그리스 사태가 연일 매스컴을 타면서 그리스 독자화폐 '드라크마(Drachma)도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그렉시트(Grexit)의 가능성이 논의되면서 그리스가 유로(Euro) 대신 드라크마로 회귀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이때 드라크마는 신(神), 인물, 전설의 동물들을 도안으로 사용했습니다. 아테네에서 만들었던 '테트라 드라크마' 은화는 지금도 유명합니다. 아테네의 지혜의 상징인 부엉이와 아테네의 신이 새겨진 화폐로, 지금도 명품화폐로 남아있습니다.
로마제국이 등장하면서 드라크마는 기축통화자리에서 물러나게 됐지요. 로마의 금화 아우레우스(Aureus), 은화 데나리온(Denarius)가 그 자리를 이어받았습니다.
부활 후에도 드라크마는 많은 위기와 수난을 겪었습니다. 재정파탄과 2차 세계대전시 나치의 점령, 왕정에서 공화정으로의 전환 등을 거쳤습니다. 특히 나치점령 기간에는 겨우 신문 한 부를 살 수 있는 가치를 지닌 1000억 드리크마짜리 지폐가 발행되기도 했고, 전후에는 이 지폐들이 해방축하 행렬 위로 색종이처럼 뿌려지기도 했다는 일화도 전해집니다.
유로화가 도입됐던 2002년 유로화가 도입되면서 드라크마는 또 다시 역사 속으로 모습을 감추게 됩니다. 당시 유럽 최빈국이었던 그리스에서는 대부분이 유로존 가입을 찬성했던 만큼 드라크마 폐기에도 큰 저항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유럽 최고(最古)의 화폐가 사라진다는 데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지요.
또 한 번 드라크마의 부활 가능성이 논의되는 지금, 그리스인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일단 화폐가치가 급락하고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는 만큼 썩 반기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일부에서는 그동안 홀대받던 동구권 화폐가 인기라고 하는데요.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그리스 일부 휴양지의 호텔과 식당 등에서는 옆 나라 불가리아 화폐인 레프(lev)를 환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유로에 고정환율로 묶여 있는데다 국경을 맞대고 있어 유통이 쉽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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