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의사’ 보건소장 비율 낮아…의사회 “공무원 승진자리 아냐”
의사 배치율 30%로 특·광역시 중 최하위… “의사 채용은 역차별” 반론도 있어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시의사회가 각 지자체의 보건소장을 의사면허 소지자로 임용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의사 면허를 가진 보건소장의 배치율이 전국 특·광역시 가운데 인천이 가장 낮다며 의료전문가를 채용해 공공의료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시의사회는 7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의 지자체들이 지역보건법 시행령을 무시하고 보건소장을 공무원들로 뽑고 있다”며 “지역주민의 건강증진 및 감염병 예방·관리 등 보건소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전문성 있는 보건소장의 임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역보건법 시행령 제11조는 ‘보건소장은 의사면허를 가진 자 중에서 시장·군수·구청장이 임용한다. 다만 의사면허 소지자로 보건소장을 충원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보건의무직군의 공무원을 임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인천의 10개 군·구 보건소 중 의사면허를 가진 보건소장이 배치된 곳은 남동구, 계양구, 강화군 등 3곳에 불과하다. 이는 서울시와 6대 광역시 중 최저 수준이다.
서울은 보건소장 25명 전원이 의사이고 부산은 16명 중 13명(81%), 대구는 8명 중 5명(63%), 대전·광주·울산은 각각 5명 중 4명(80%)이 의사 면허를 갖고 있다.
인천의사회는 “공무원 조직상 직급에 맞는 자리가 부족하다 보니 고도의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자리까지도 일반직 공무원이 임용되고 있다”며 “보건소장은 공무원의 사기진작이나 승진을 위해 존재하는 자리가 아니다. 비전문인력이 전문가 행세를 하고 전문인력을 통제하려다 초기대응에 실패해 일어난 참사가 메르스 사태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전임 보건소장의 퇴직으로 공석인 서구 보건소장 임용땐 반드시 의사를 보건소장으로 임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서구보건소에 의무직사무관(의사)이 2명 있어 보건의무직군의 공무원을 보건소장으로 임용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의회의 이같은 주장과 달리 굳이 의사를 보건소장에 임용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론도 있다. 의사에게 우선권을 주는 것은 오히려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도 있었다.
인권위는 지난 2006년 “‘의사면허 소지자를 보건소장으로 임용한다’는 지역보건법 시행령은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 차별행위”라며 보건복지부에 시행령 개정을 권고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보건소장의 업무는 보건행정을 수행하는 직으로 보건의무직군인 공무원이 앉아도 별다른 문제가 없는 만큼 인사권자인 지자체장이 합리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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