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스미스는 공자에게 배웠다
김종록 작가 ‘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 기업 단체주문ㆍ해외 러브콜에 3쇄 돌풍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책 ‘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가 우리가 몰랐던 사실을 일깨우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5월 말 이 책을 낸 김영사는 최근 3쇄를 찍어 서점가에 배포했다. 김영사에 따르면 기업 4곳에서 이 책을 단체구입해 직원들에게 읽도록 했다. 또 대만 등 중국권에서 출판 의향을 보내왔다.
김종록(52) 작가는 이 책에서 “공자사상이 18세기 유럽에 전파돼 계몽주의를 자극했고 중농주의 경제학자인 프랑수아 케네의 이론과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에 영향을 줬다”고 주장했다.
김 작가는 2일 인터뷰에서 “공자를 축으로 하는 중국사상이 유럽 지식인층의 생각을 바꿨을 뿐 아니라 만민평등 교육과 3단계 교육제도, 신사문화, 로코코문화 등을 통해 유럽 사회 전반에 스며들었다”고 강조했다.
김 작가는 케네는 중국의 정치경제제도와 공자의 철학을 받아들여 자유주의적 중농주의 이론을 만들었고 케네의 이론은 스미스로 계승됐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국부론’을 케네가 살아있었다면 케네에게 헌정하려고 했을 정도로 케네의 영향을 받았다. 스미스의 자유시장경제 이론의 뿌리가 공자라는 뜻이다.
케네는 저서 ‘중국의 전제주의’에서 중국철학을 그리스철학보다 높게 평가했다. 케네는 동시대인으로부터 그가 아이디어를 대부분 중국적인 것에서 가져왔다는 비판을 받았다. 케네를 거쳐 스미스로 이어진 경제사상은 공자의 무위이치(無爲而治)라고 김 작가는 설명했다. 무위이치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저절로 다스려진다는 의미다.
영국 현대사상가 레슬리 영 또한 스미스의 자유시장 경제학이 ‘중국산’이라고 단언했다. 영은 1996년 저서에서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 케네 등 프랑스 중농주의자들이 중국에서 수입한 사마천의 ‘자연지도(自然之道)’ 개념을 달리 표현한 데 지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김 작가는 공자철학이 18세기 유럽의 계몽주의를 자극했다며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와 독일 철학자 볼프의 저술을 근거로 든다. 볼테르는 중국의 정치체제를 인간적 법치주의라고 평가하고 공자의 정치철학과 중국의 문화ㆍ도덕ㆍ정치에 탄복했다. 볼프는 공자를 예수의 반열에 올려 숭상했다가 대학에서뿐 아니라 조국 프로이센에서도 추방당했다.
김 작가는 “뒤늦게 서양을 배우고 추격한 동아시아의 한ㆍ중ㆍ일 삼국은 이제 서양과 대등하게 또는 서양을 능가할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며 “서구 콤플렉스를 떨쳐내고 문명사를 통찰할 여유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 책이 독자들의 관심을 끈 것은 이런 배경에서라고 할 수 있다.
그는 “CEO들이 읽고 직원들에게 권하며 토론하는 분위기가 일기 시작했다”며 “학생들과 교사들이 읽고 토론한다면 단순한 교양을 넘어 새로운 시각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책은 황태연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김 작가 공저로 나왔다. 김 작가는 “황 교수의 주요 저작과 논문을 통독하고 20여차례 만나 릴레이 토론을 벌인 끝에 한 권의 교양서로 꾸몄다”고 밝혔다. 황 교수의 공자 관련 저서로는 ‘실증주역’ ‘공자와 세계’ ‘감정과 공감의 해석학’이 있다. 김 작가는 ‘소설 풍수’ ‘장영실은 하늘을 보았다‘ ‘바이칼’ 등의 작품을 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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