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구제역 등 가축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가축을 살처분 한 뒤 실시하는 가축 매몰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가축매몰지 지하수 등이 오염됐는지 여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역시 확인됐다.


감사원이 24일 공개한 '가축매몰지 주변 오염 관리실태'에 따르면 정부는 가축이 매몰된 지역의 지하수가 오염됐는지 여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지하수 수질 분석에 이용되는 정밀분석법이 축산분뇨와 가축 사체 매립에 의한 침출수를 제대로 분별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하수 분석 등을 거쳐도 가축 사체 매몰에 따른 오염인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필요한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경기도 이촌의 한 곳은 2011년 1월 돼지 3989두를 매몰한 뒤 식수 등으로 사용하는 관정에서 악취가 발생한다는 민원이 제기됐으나 국립환경과학원은 오염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동일한 장소에서 실시한 별도의 연구에 따르면 해당 지역은 (가축의) 골조직 부패 등으로 인해 발생한 침출수로 지하수까지 오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매몰지 관리도 엉망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매몰지 401곳을 관리하면서 침출수가 유출될 가능성이 높은 17곳을 '가능성이 없는 곳'으로 분류하는 등 부실하게 관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17곳의 경우에는 '침출수 유출 가능성이 있는 매몰지'로 분류되지 않아 아무런 사후 관리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AD

뿐만 아니라 매몰된 가축 사체가 완전 분해됐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건축지나 농지로 활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기도 관내에 가축 사체 매몰 후 3년이 지난 2227곳 가운데 1356곳은 경작·건축 등의 용도로 활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3년이 경과하는 매몰지를 대상으로 매몰지 내부에 있는 침출수 및 토양시료를 채취·분석하고 사체의 부패 상태와 유해한 바이러스 등의 존재 여부 등을 확인하여 사체의 분해가 완료되지 않고 유해한 바이러스 등이 있는 경우에 발굴 금지 및 연장관리 대상 매몰지로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했다"며 "향후 사체의 추가 부패로 인한 침출수 발생 및 병원성 미생물(바이러스)로 인한 2차 환경오염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정부는 매몰된 가축 사체가 3년 이내에 완전 분해될 것으로 추산했지만 확인결과 가축사체가 원형을 유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에 감사결과 나타난 문제점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토록 통보하는 등 14건의 감사결과를 실시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