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독을 그려내는 '드레스덴 필하모닉'과 백건우, 베토벤을 연주하다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독일 드레스덴 필하모닉(이하 드레스덴 필)은 고풍스럽고 담백한 동독 특유의 느낌을 그대로 전하는 오케스트라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후에도 옛 건축물을 되살려낸 도시 드레스덴처럼, 드레스덴 필은 통일이 된 뒤에도 동독의 음악을 재연해왔다. 드레스덴 필은 1979년 드레스덴 시에 의해 만들어진 이후 독일 오케스트라들 중에서도 독특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드레스덴 필은 2011년부터 바통을 잡은 미하엘 잔데를링(48)의 절도 있고 날카로운 지휘와 더불어 부흥기의 중심에 와 있다. 미하엘은 명 지휘자 쿠르트 잔데를링의 아들이다. 그는 청중을 선동하는 화려한 몸짓 대신 차분함으로 조화로운 음악을 빚어낸다. 박자와 셈여림의 과장 없이 음악을 세심하게 해석하는 지휘자다.
드레스덴 필이 미하엘 잔데를링과 함께 내한한다. 2013년 (미하엘 잔데를링&바이올리니스트 율리아 피셔) 공연 이후 2년 만이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오는 26일 '베토벤 피델리오 서곡'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브람스 교향곡 1번'을, 27일 '베토벤 피델리오 서곡'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 '베토벤 교향곡 7번'을 선보인다.
드레스덴 필과 함께 베토벤 협주곡을 협연할 피아니스트는 '피아노의 구도자(求道者)' 백건우(69)다. 그는 2000년대 중반 베토벤 소나타 32곡 전곡 연주를 해내며 한국 클래식 사에 한 획을 그었다. 백건우는 이번 공연을 통해 베토벤 명작의 또 다른 보고,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 4번'을 이틀에 걸쳐 탐험할 예정이다. 미하엘은 서면 인터뷰를 통해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저명한 백건우와 한 무대에 서게 돼 기쁘다"면서 "레퍼토리 또한 베토벤이니 이보다 더 완벽한 조합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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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덴 필은 동독 음악의 전통을 계승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되긴 하지만 시영 오케스트라로서 시민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야 하는 역할도 있다. 베토벤, 브람스 등 고전주의나 낭만주의 작곡가의 작품뿐 아니라 소피아 구바이둘리나, 로디온 셰드린 등 현대음악가의 곡을 고루 연주하는 이유다. 이러한 '균형'은 미하엘 잔데를링의 지휘 신조와도 연결된다. 그는 프로그램 구성에서뿐 아니라 연주 방식에 있어서도 '균형'을 추구한다. 미하엘은 "역사적인 전통을 지키면서 현대적이고 혁신적인 연주를 통해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지속적으로 영감을 불어넣으려 한다"고 했다.
브람스와 베토벤을 연주하는 이번 공연에서도 미하엘의 이러한 균형 감각이 묻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브람스를 연주할 때 드레스덴 필에서 보존해온 독일 음색에 집중하려고 노력할 것이다"면서도 "반면 베토벤의 작품은 기존 오케스트라 음색과는 상반되게 간결하고 한 음 한 음 확실하게 들리는 연주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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