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은둔 억만장자 커크 커코리언 별세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미국의 라스베이거스와 할리우드의 숨은 큰손 투자가 커크 커코리언 트라신다 그룹 회장이 15일(현지시간) 밤 미국 베벌리힐스 자택에서 노환으로 사망했다. 향년 98세.
그는 '은둔의 억만장자'로 불렸다.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와 할리우드 영화사 등에 대한 과감한 인수합병(M&A)으로 거부를 쌓았고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렸다. 그는 "정장을 잘 차려 입고 은행가들을 만나러 다니는 것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며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을 고집했다.
커코리언은 1917년 가난한 아르메니아 이민자 출신 가정에서 태어났다. 부모가 맞벌이를 했지만 집 임대료가 없어서 소년 시절에만 20번이나 이사를 다녔을 정도로 궁핍한 환경에서 자랐다.
결국 그는 가족 생계를 위해 중학교를 중퇴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막노동을 하며 근근히 생활하던 그는 22살 되던 해에 비행사 교육을 받으며 중대한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커코리언은 2차세계 대전 중 캐나다에서 제조된 폭탄을 영국 등으로 수송기를 조종하며 처음으로 목돈을 손에 쥐었다. 종전 직후 그는 고물이 된 수송기를 헐값에 사들여 정비한 뒤 이를 비싸게 되팔거나 임대하는 사업을 시작하며 사업가로 변신했다.
커코리언은 카지노 및 영화업체인 MGM을 세 번이나 사고 팔면서 매번 막대한 이익을 챙기기도 했다. 그는 라스베이거스 개발에 열정을 쏟아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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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인터내셔널 호텔을 직접 설립한 데 이어 1970년대엔 MGM 그랜드 호텔, 벨라지오, 미라지 카지노 호텔의 대주주로 차례로 등극했다. 커코리언은 한때 콜럼비아 영화사 주식도 25.5% 보유하는 등 할리우드에서도 큰손으로 통했다.
1980년대 파산 일보 직전이었던 자동차 제조업체 크라이슬러의 주식을 대량 매집해 경영이 호전되자 되팔아 엄청난 이윤을 남겼다. 2005년에는 경영위기에 빠진 제너럴모터스(GM) 주식도 사들여 상당한 차액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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