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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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다음달 울산에 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혁신센터)를 개관할 현대중공업이 혁신센터에 투입될 펀드조성 규모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혁신센터를 개관한 기존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펀드 규모를 늘려 나가고 있지만, 지난해 3조원이 넘는 사상최대 적자를 기록해 경영사정이 악화된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펀드 규모를 마냥 높여 잡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울산지역 최대 기업인 현대중공업은 이르면 내달 초 울산 남구 무거동 울산벤처빌딩에 혁신센터를 개관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혁신센터는 정부가 추진중인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지방자치단체와 대기업이 연계해 지역 특성에 맞는 중소·벤처기업을 육성·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전국에 모두 17개의 혁신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며, 지금까지 개소식을 마치고 운영중인 혁신센터는 대전, 대구, 전북 등 총 12곳이다. 내달 현대중공업이 개관하면 13번째 혁신센터가 된다.


울산혁신센터는 울산의 주력산업 가운데 하나인 조선해양 분야의 중소·벤처기업들을 육성하게 된다. 울산혁신센터 공정률은 현재 90%가 넘어 내달 초 개관하는데 무리가 없어 보인다.

문제는 혁신센터에 투입될 펀드 조성 금액이다. 그동안 각 기업들은 혁신센터를 오픈하면서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지원금의 규모를 확정해 발표해 왔다. 지난해 9월 대구에 첫 번째 혁신센터를 개관한 삼성이 300억원의 펀드 조성 계획을 발표 데 이어, SK(대전혁신센터) 450억원, 효성(전북) 400억원 등 혁신센터 운영을 맡은 기업들 대부분이 백억원대 펀드 조성 계획을 제시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펀드 조성 규모가 천억원대로 급격히 높아졌다. 지난 1월 광주에 혁신센터를 오픈한 현대차가 1800억원, 롯데(부산) 2300억원, 두산(경남) 1700억원, 한화(충남)1525억원 등 기업들이 경쟁하다시피 펀드 목표액을 늘려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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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대중공업은 이들 기업들처럼 투자 규모를 마냥 늘릴 수 만은 없는 처지다. 지난해 3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해 1300여명을 퇴직시키는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단행한 터라 섣불리 투자 계획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글로벌 1위 조선사'라는 기업 이미지 때문에 터무니없이 낮은 펀드액을 제시할 수도 없다.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은 혁신센터 개관까지 채 한 달로 남지 않았지만, 아직까지 펀드 조성 규모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혁신센터에 투입될 펀드 조성 규모와 관련해 "현재 정부와 조율중에 있는 사항이라 밝힐 수 없다"며 "조만간 확정하게 될 것"이라며 애써 태연해 했다. 이와 관련, 재계의 한 관계자는 "경영사정이 좋지 않은 현대중공업이 다른 기업들처럼 수천억원대 투자액을 제시하기는 힘든 상황이지만, 글로벌 조선사라는 자존심 문제가 걸려 있어 고민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최근 개관한 다른 혁신센터에 비해 한참 못미친 500억~800억원대의 펀드조성 계획을 내 놓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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