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7일 버스·지하철 요금 인상안 '보류'(2보)
12일 자문기구 물가대책심의위원회에서 '보류' 결정..."제도개선-시민의견 수렴 선행되어야" 의견 우세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서울시의 27일 버스 지하철 요금 인상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서울시 물가대책심의위원회는 12일 오후 서울시신청사에서 회의를 열어 시가 제출한 버스 150~450원, 지하철 200원 요금 인상안을 보류시켰다.
시는 당초 지하철ㆍ버스의 누적 적자가 연 7000억원 대에 달해 재정에 큰 부담을 주고 안전 설비 투자 예산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들면서 오는 27일부터 요금을 대폭 인상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 인천ㆍ경기ㆍ한국철도공사ㆍ국토교통부 등과의 협의를 거쳐 지난 4월16일 서울시의회에 요금 인상 관련 의견청취안을 제출해 일주일만에 통과시키는 등 일사천리로 절차를 밟아 왔다. 버스정책심의위원회도 열어 요금 인상안을 통과시켰다. 시는 또 지난 10일 시민 의견 수렴 차원에서 공청회를 열려다 시민사회단체 등의 반발로 무산됐었다.
이날 열린 물가대책심의위원회는 법적 의결 기구는 아니고 자문기구여서 강제적 구속력은 없지만 시가 이를 무시하고 27일 요금 인상을 강행할 경우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소통'와 '열린 행정'을 강조해 온 박원순 시장으로서는 요금 인상을 강행할 명분이 없어진 셈이다. 이에 따라 이날 물가대책위의 보류 결정으로 시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당분간 보류될 전망이다.
이날 회의에선 찬반 의견이 오갔지만 전반적으로 반대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시가 제출한 인상안에 대해 시의원 5명, 공무원 5명을 제외한 시민ㆍ사회ㆍ소비자ㆍ경제단체 등의 관계자들로 구성된 위원들은 대부분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반대 측 위원들은 원가 검증 미비ㆍ버스업체들의 도덕적 해이 만연 등 요금 인상에 앞서 제도개선이 우선되어야 할 상황이며, 시민 의견 수렴이 부족하다는 점도 집중 지적했다. 시가 요금 인상 계획 공포에 앞서 올해 초까지만 해도 추진 방침을 비밀에 붙이다가 4월 16일 전격적으로 시의회에 제출한 후 공청회도 없이 제대로 두 달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 안에 처리하면서 시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묻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시기적으로도 경제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민 경제에 줄 부담이 너무 크다는 점도 반대 의견의 근거로 제시됐다.
찬성 측은 수익자 부담 원칙, 설비ㆍ안전을 위한 예산 확보 필요성 등을 제기하면서 토론이 벌어졌지만 "제도 개선과 시민 의견 수렴이 먼저"라는 반대 측 의견에 밀려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결국 2시간 넘게 벌어진 논의 끝에 위원들은 표결을 통해 의사 결정을 하기로 한 후 찬반 투표를 벌인 결과 찬성 9표, 보류 10표, 기권 1표 등으로 요금 인상안을 일단 보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 참석자는 "경기, 인천이 먼저 통과시키긴 했지만 인상 전에 시민의견 수렴과 제도개선 대책 수립이 먼저라는 의견이 우세했다"며 "자문기구라 강제적 구속력이 없지만 시 측이 물대위의 의견을 무시하고 27일 요금을 인상한다면 큰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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