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만 쌓이는 군과 국회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군과 국회는 지난해 6월을 잊은 것일까. 당시 국민들은 군내 선임병들의 폭행과 가혹 행위로 숨진 윤일병 사건, GOP에서 총기를 난사해 동료 5명을 살해하고 7명을 부상시킨 임병장 사건으로 좌절감과 허탈감으로 얼룩졌다. 국회와 군 당국은 국민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듯 서로 군의 혁신과 병영문화 개선을 주장하고 나섰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대통령도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군 내부의 반인권적 적폐의 척결을 위해 근원적인 대책을 강구하라'고 강조한 만큼 사람 중심의 '열린 병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년 후 과연 열린 병영문화를 만들었을까. 국방부는 병영문화 혁신을 위한 과제로 제시된 군 사법제도 개편을 사실상 거부했다. 당시 병영문화를 혁신하겠다며 만든 민관군 혁신위원회는 "현재의 군사법원은 해당 부대 지휘관의 지휘ㆍ감독을 받기 때문에 독립적이고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개혁을 요구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현 안보 상황에서 지휘권 보장 등을 위해 군사법원 폐지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하며 버텼다. 결국 임병장과 윤일병 사건이후와 변한게 없다.
국회도 마찬가지다. 현재 국회에는 2012년 6월 안규백 새정치연합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군인 지위 향상에 관한 기본법' 제정안이 국방위 법안소위에 3년째 계류 중이다. 또 유사한 법안으로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군인복무 기본법'도 발의 2년이 넘도록 국회에 묶여 있는 상황이다.
군 인권 문제를 상시 감시하는 기구라는 군 옴부즈맨은 어떤가. 국회에는 군 옴부즈맨 등 군 인권 관련 기구를 국회에 설치하도록 하는 법안 2개와 국방부에 설치하는 내용의 법안 2개가 각각 올라와 있다. 군밖에서는 투명성을 위해 '국가인권위원회', '국무총리', '국회' 등을 거론하고 있지만 국방부는 군내 설치해야 한다며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결국 1년이 지나도록 개혁은 커녕 평행선 격론만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국회와 군은 알아야 한다. 국민들이 1년전 느꼈던 좌절감과 허탈감이 이제는 불신으로 변하고 있음을.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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