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단 한장의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사업권에 14개 중소ㆍ중견기업 및 컨소시엄이 도전했다. 불황 속 면세업 호황에 거는 기대 때문이라지만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과열양상이다. 중소ㆍ중견기업은 면세 특허를 한 번 낙찰받으면 최장 10년 운영할 수 있다는 관세법상의 특혜도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3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일 마감된 중소ㆍ중견기업 대상 제한경쟁 1곳 입찰에 세종호텔, 유진기업, 청하고려인삼, 제일평화컨소시엄, 파라다이스, 그랜드관광호텔, 서울면세점(키이스트ㆍ시티플러스 합작법인), 중원면세점, 동대문듀티프리(한국패션협회 컨소시엄), 에스엠면세점(하나투어 등 컨소시엄), 하이브랜드듀티프리, 심팩, 듀티프리아시아, 동대문24면세점(네이처리퍼블릭ㆍ레드캡투어 등 컨소시엄) 등 14개 기업 및 컨소시엄이 접수했다. 경쟁률만 14대1로 대기업 면세점(7대2)의 네 배에 달한다.

이들은 대부분 호텔, 패션, 엔터테인먼트, 관광 관련 기업으로 시장 정체 및 포화때문에 성장 한계를 느끼는 기업들이다. 동시에 면세업과의 공통분모가 있어 성공적으로 진입하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적어도 도전장을 내민 기업 모두 이번 기회를 '돌파구'쯤으로 여긴다는 데 대해 이견이 없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특허 입찰에 어느때보다 사회적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정부도 성공적인 중기면세점 오픈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AD

중소 사업자에게 1회에 한해 특허 갱신을 허용하는 관세법도 이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5년마다 재입찰해야하는 대기업과 달리 현행법(관세법 제 176조의 2)은 특허를 딴 중소기업의 경우 갱신을 통해 최장 10년까지 면세점을 입찰 없이 운영토록 하고 있다. 2013년 관세법이 개정되면서 특허 사업자 선정 방식이 갱신에서 '5년 마다 재입찰'로 바뀌었지만, 중기 사업자는 상대적 약자로 분류해 갱신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재입찰 실패에 따른 구조조정 리스크가 대기업보다 덜 하다는 얘기다. 관세청 관계자는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특허가 갱신되며, 이에 따라 이번에 선정되는 중소중견 사업자는 원하면 최장 10년까지 면세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소 면세점이 자본 및 시스템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경쟁적으로 도전하는 데 대한 우려도 만만찮다. 일부는 소수 경영진 판단으로 입찰을 결정, 내부적으로 공감대가 전혀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다. 입찰에 참여 한 중소기업 홍보실 관계자는 "입찰 사실을 당일 출근해서야 전달받았다"면서 "사업비용 등 문제로 반대하는 직원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낙찰 가능성을 내부에서도 낮게 보고 있다"면서 "담당 부서도 꾸려지지 않은 상태여서 어떻게 일을 진행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