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농촌]농장 온도·습도조절,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농촌이 달라지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온실, 과수원, 축사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등 '스마트팜'을 조성하는가 하면 적극적으로 농식품을 수출하는 농업인·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나 기업과 상생협력을 통해 단순 농산물 직거래를 벗어나 기업이 농산물 생산과 가공, 유통, 수출, 농자재 등에 참여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또 농촌지역의 유무형자원을 이용해 식품가공 등 제조업은 물론 유통·관광 등 서비스산업까지 복합적으로 결합한 '6차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진화를 거듭하는 한국 농업·농촌의 미래를 3회에 걸쳐 진단한다.>
"온실은 제각각 환경조건이 다른데 기존 컨트롤러 제품으로 완벽하게 제어한다는 것이 쉽지가 않더군요. 그렇다고 농사짓기도 바쁜데 농업인 혼자 또 다시 연구·개발하기는 벅차구요. 그래서 6년 전부터 복합환경제어 전문회사와 공동으로 맞춤형 환경제어시스템 도입을 시작했습니다."
황명준 제일농장 대표는 3.3㎡(1평)당 100㎏ 정도 수확하던 토마토를 복합환경제어시스템을 도입한 뒤 140㎏으로 늘릴 수 있었다. 하지만 3.3㎡당 280㎏을 생산하는 네덜란드 농장을 따라가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는 스마트팜 도입 초기에는 온실 옆 컨테이너 사무실에 간이 온·습도 센서 측정 및 제어반과 맞춤형 환경제어시스템을 갖춰 온실 내의 현장 제어반을 모니터로 측정하고 제어했다.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양액공급기를 조절하고 복합환경제어까지 가능해졌다. 황 대표는 "고품질 다수확 농사를 지으려면 복합환경제어시스템은 필수다. 이젠 이것 없이 농사 못 짓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한 '스마트팜(smart farm)'이 농촌에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온실의 창문 개폐, 영양분 공급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것은 물론 과수원의 관수, 병해충 관리와 축사의 사료·물 공급 조절 등 다양하게 적용된다.
◆스마트폰 앱으로 농장관리= 스마트팜은 개인컴퓨터(PC)나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기기를 통해 온실·축사·과수원 등의 생장환경 관리를 위해 농장의 생육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창문개폐, 양분·사료 공급 등이 원격·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는 농장을 말한다. 농작물과 가축의 생육 단계별로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줌에 따라 생산량 증가와 품질 향상, 노동력 절감 등의 효과를 보게 된다.
세종시 창조마을에 조성된 스마트팜 시범단지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세종시와 SK텔레콤, 농림축산식품부·미래창조과학부 등 관계부처가 업무협약을 통해 추진된 스마트팜으로, 스마트폰 앱으로 언제 어디서든 농장을 관리한다. 농민은 스마트폰으로 CCTV를 통해 촬영된 현장 모습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예전에는 수작업으로 비닐하우스 내부 온도를 살피고 비닐하우스를 열었다 닫았다 했지만, 이제는 여행이나 시장에 가더라도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됐다. 농기구가 보관된 창고와 축사 길목 등 50여개소에 CCTV 기능이 탑재된 지능형 영상보안장비를 설치해 농작물 도난 방지 기능까지 함께 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업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 되면서 노동집약적 전통농업은 한계에 직면했다"며 "ICT를 활용한 기술집약적 농업으로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65세 이상 농가인구가 전체 농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4.7%에서 2013년 37.3%로 22.6%포인트나 높아졌다.
◆생산원가 줄이고 에너지절감까지 확대= 스마트팜 확산은 시설농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시설현대화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가 고품질·안전 농산물 수요 증가 등에 따라 비닐온실 등 원예시설 면적이 커지고 있다. 시설면적은 2005년 4만77㏊에서 2010년 4만8836㏊, 2013년 5만1058㏊ 등으로 확대됐다.
한우, 젖소, 돼지 등 축산업의 규모화로 호당 사육두수도 1.3~2.5배 증가했다. 한우의 경우 2005년 9.5두에서 2013년 23.5두로, 젖소는 53.2두에서 70.6두로, 돼지는 746두에서 1652두로 각각 늘어났다. 지난해 신선농산물 수출 상위 10대 품목 가운데 파프리카, 딸기, 토마토 등 3개가 시설원예 품목이었다. 이렇게 수출된 파프리카는 일본 수입시장의 70%를 점유하기도 했다.
전남 영광에서 1만5000두의 돼지를 사육하는 농가에서는 CCTV 등을 통한 축사 모니터링, ICT 융복합 사료급이기 등을 통해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 생산성이 크게 높아졌다. 이 농가는 사료비를 줄인 것은 물론 부산물을 활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생산원가를 총 15% 절감했다.
스마트팜은 앞으로 다양한 방면으로 농촌사회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 절약형 농가를 만들고, 로컬푸드 직매장과 ICT 기술을 융합시켜 판매하는 '스마트 로컬푸드'로 마케팅도 다변화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교육과 ICT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러닝' 등을 통해 농민들의 교육·복지 수준이 높아지는 등 전반적인 생활수준이 개선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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