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특위위원장 600만원 활동비 개선책 논의
-의원들 투명성 강화에는 공감대 형성
-그러나 상임위와의 종합적 검토 이유로 어물쩍 개정 넘어가
-정치권 논란되자 뒤늦게 부랴부랴 보완책 검토


"600만원이요, 아무런 근거 없이 위원장들한테 이렇게 지급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홍익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지급 근거 규정은 있나요?"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


"관례적으로 이렇게 600만원씩 하고 있습니다." (수석 전문위원)

[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지난 2014년 국회 운영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는 상임위원장과 특위위원장들에게 매달 지급되는 600만원 업무 활동비에 대해 투명성 논란이 일었었다.


운영위 보고에 따르면 법안의 입법 과정을 담당하는 16개의 상임위원회의 각 위원장들은 매달 600만원 안팎의 활동비를 받는다. 현안에 따라 상임위와 별개로 구성되는 특별위원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특위위원장도 상임위원장과 같이 매달 같은 활동비를 지원 받는다. 당시 회의에 참여했던 수석전문위원은 600만원의 돈의 지급 근거를 '관례'라고 설명했다. 상임위든 특위든 위원장들의 돈은 특수활동비로 분류돼 지급 근거 규정이 없고, 영수증 처리가 이뤄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특히 현안에 따라 무작위로 생겼다 사라지는 특위위원장들에게 지급되는 돈에 대해서는 논란이 컸다. 특위는 주로 여야 공방이 큰 문제의 조율을 위해 구성되는 경우가 많아 회의가 제대로 열리지도 않은 채 마무리 되는 경우가 많다.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는데 특위위원장은 매달 600만원의 눈먼 돈을 꼬박 가져가는 셈이다. 운영위는 이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개정안 논의에 착수했다. 특위의 경비를 지급할 수 있는 근거규정을 만들어 회의가 열리지 않을 경우 경비를 주지 않거나, 3개월 이상 회의가 열리지 않는 경우 해당 경비를 지급하지 않는 것이다. 활동기간 종료 후에 운영경비를 실비 정산하도록 하는 내용도 논의됐다.


하지만 운영위 의원들은 문제점에 공감하면서도 상임위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들어 개선 마련을 미뤘다. 일부 의원들은 특위 차원부터 경비 문제를 개혁하면 상임위도 점차 조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익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600만원 중 10%, 20% 정도는 영수증 없이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을 주더라도 전체적으로 돈이 본연에 맞게 쓰이는지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도 "이번에 경비 문제도 손을 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반면 또 다른 의원들은 경비 공개의 부작용을 우려하거나, 상임위 차원부터 조정돼야 한다고 바라봤다. 정성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상임위원장이나 특위위원장은 여러 가지 다방면의 활동을 할 수 있는데, 이것을 일일이 다 내역 밝히면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긴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결국 소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은 "전체적으로 다른 상임위하고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판단된다"고 정리해 개선 마련은 어물쩍 넘어갔다. 그 해 본회의에 상정된 국회법 개정안은 결국 위원장의 경비 개선 부분은 빠진 채 통과됐다.


어물쩍 넘어갔던 특수활동비 개선은 논란이 되자 뒤늦게 검토되고 있다. 특수활동비는 사용한 후 영수증 등 증빙 자료를 남기지 않을 수 있어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아내 생활비로, 신계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아들 유학자금으로 썼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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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0일 "국회 차원의 의장, 부의장, 원내대표, 상임위원장, 특위위원장의 특수활동비에 대해서는 우리 당 소속의 광역단체장과 또 야당 소속의 전상임위원장의 유용 문제가 불거졌다"며 "거기에 대해 국민적인 분노가 크기 때문에 이점에 대해선 제가 여당 원대대표로서 의장님을 찾아뵙고, 이 문제를 국회 차원에서 어떻게 개선해 나갈지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도 "최근 홍준표 지사가 특수활동비를 사적으로 썼다고 밝혔다"며 "과실인지 모르겠지만 국회를 보는 국민의 눈길이 차갑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회 특수활동비를 점검하고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구를 발족하겠다"고 했다.


국회를 주관하고 있는 정의화 국회의장은 특수활동비 법적 개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 의장은 19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특수활동비 개선 문제에 대해 "세상의 일을 법으로 다 재단할 수는 없다"며 "상식에 따라서 양식있게 해야한다"고 제도 개선 보다는 현행 제도의 올바른 운영을 강조했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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