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에 공기청정ㆍ제습 기능이 더해지면서 여름철은 물론 봄·가을·겨울에도 사용하기 때문이다. '에어컨은 여름용'이란 성수기 공식이 깨지고 사계절 시대가 열린 것이다. 냉장고도 마찬가지다. 여름철이 최대 성수기인 냉장고에 겨울철이 최대 성수기인 김치냉장고 기능을 합친 사계절용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은 최근 제품출시 행사장에서 "올해 에어컨 신제품은 날씨와 관계없이 1년 내내 공기청정이나 습도 조절 용도로 쓸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에어컨이라고 해서 굳이 여름에만 써야 한다는 콘셉트를 버리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이 같은 트렌드를 담아 내놓은 제품이 공기청정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제습 기능도 갖춘 '스마트 에어컨 Q9000'이다. LG전자도 유해 세균ㆍ박테리아 제거 기능과 초미세먼지 필터를 적용한 휘센 에어컨 신제품을 선보였다. 캐리어에어컨도 지난달 초 공기청정ㆍ제습 기능을 갖춘 '사계절 에어컨'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들 제품은 여름철엔 에어컨으로 사용하고, 겨울이나 봄ㆍ가을에는 공기청정, 제습, 유해 세균ㆍ박테리아 제거, 초미세 먼지 필터링 등의 기능으로 활용할 수 있다.
냉장고와 김치냉장고의 성수기 영역도 무너졌다. 업계 1ㆍ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냉장고와 김치냉장고 기능을 합친 사계절용 제품을 출시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의 일체형 하이브리드 냉장고 '셰프컬렉션 T9000'과 LG전자의 '프리스타일 냉장고'는 기존 냉장고와 김치냉장고 기능을 하나로 합쳐 계절 내내 활용이 가능한 제품으로, 겨울이라고 해서 김치냉장고 제품이 쏟아져 나왔던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겨울철이라고 해서 거실 한 편에 자리를 차지한 에어컨을 커버로 꽁꽁 싸두는 풍경은 보기 어려울 것"이라며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사계절용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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