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긴축 발작 다시 겪게 될 것”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글로벌 금융시장이 또 한번의 '긴축 발작(taper tantrum)'을 겪으며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13일(현지시간) 경고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글로벌 사모 투자 콘퍼런스에서 "우리가 겪었던 긴축 발작을 기억해야한다. 우리는 새로운 긴축 발작을 겪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를 극복하려면 매우 험난한 시기를 지나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3년 5월 벤 버냉키 당시 Fed 의장이 미국 경제 부양을 위해 추진해왔던 대규모 채권매입 프로그램(양적완화)의 점진적 종료를 시사하자 신흥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 경제는 큰 혼란에 빠지며 긴축 발작을 겪은 바 있다. 특히 당시 '취약 5개국'으로 불리던 인도, 터키, 브라질, 인도네시아, 남아공의 경우 버냉키의 발언 직후 대규모 외국인 투자자금이 이탈하면서 달러화 대비 통화가치가 최고 30%까지 폭락한 바 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미 양적 완화를 종료한 Fed가 앞으로 금리를 올리며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경우 1차 긴축 발작 이상의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한 셈이다. Fed는 2008년 12월 이후 단기 정책금리를 0~0.25% 수준인 사실상 제로(0) 금리 기조를 유지해오고 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통화정책) 정상화는 훌륭한 일이지만 금리를 인상해 가는 과정은 매우 험난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의 미국 경제가 일정부분 개선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우리는 정상적인 수준에는 여전히 못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린스펀의 이같은 발언은 올해 중 금리 인상 결정에 나설 것임을 시사해온 재닛 옐런 Fed의장에게 신중한 접근을 우회적으로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날 사모펀드 매니저들에게 신흥국들이 위험성을 안고 있더라도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이들 주식을 매수해 보유하고 있으라고 권고했다. 그는 "주식 투자의 가장 좋은 전략은 매수해 보유한 뒤 이를 잊어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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