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에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IMF 특별인출권(SDR)에 손을 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그리스의 유동성 위기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그리스는 전날 IMF에서 SDR 6억5000만유로어치를 인출했다. 이 돈은 IMF에 진 부채 7억5000만유로를 상환하는 데 사용했다.

SDR는 IMF에 출자금 낸 회원국이 유동성 위기에 처했을 경우 무담보로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FT는 IMF 회원국들이 SDR를 사용할 수 있지만 이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SDR 할당분을 사용한 회원국은 이를 다시 메울 때까지 이자를 내야 한다. 그리스의 입장에서는 IMF 부채를 갚기 위해 더 저렴한 빚을 끌어 쓴 셈이 됐다.


그리스에 할당된 IMF SDR는 과거 9억8500만유로였지만 지난 3월 말 기준으로는 7억유로 수준까지 내려갔다.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의 테드 트루먼 선임 연구원은 "일종의 위기 대비 자금인 SDR에 손을 댔다는 것은 그만큼 그리스가 심한 위기에 처했다는 뜻"이라면서 "다만 디폴트 대신 SDR를 선택한 것은 합리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는 SDR 사용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스 중앙은행 관계자는 "SDR 인출은 드물긴 하지만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 "향후 수개월 동안 꾸준히 상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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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유럽연합(EU)과 IMF는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대비한 비상 계획들을 수립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EU가 정치적·경제적으로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분리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IMF 역시 그리스 디폴트 시 불가리아·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들이 입을 타격을 점검하고 있다.


전날 가진 유로그룹 회의에서 그리스와 채권단 사이의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여전히 그리스의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을 위한 개혁안 협상이 타결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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