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최대 변수로 떠오른 '지도부 리스크'
원내대표 교체되거나 지도력 타격..정국 안갯속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김보경 기자] 여야 지도부 리스크가 정치권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지도부가 교체되거나 당내 역학 구도가 바뀌면서 경우에 따라 정국이 오리무중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당 지도부는 공무원연금개혁 법안 처리 불발로 리더십이 타격을 입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원내지도부 교체로 아직 임시국회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비노파인 주승용 새정치연합 최고위원까지 지도부 전원 사퇴를 촉구하며 자진사퇴를 선언했다. 자칫 여야의 내부격돌로 4월 임시국회처럼 법안 통과가 지지부진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당장 거론되는 지도부 리스크는 야당 원내대표 교체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신임 원내대표는 "강한 야당, 대여(對與)투쟁 강화" 등의 기치를 내걸어, 온건합리파로 분류되는 우윤근 전 원내대표와 상당히 다른 노선을 표방하고 나섰다. 지도부 성향에 따라 지금까지 추진해온 과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원내대표는 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처음 참석한 자리에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자주 대화하되, 여당이 야당을 무시하는 오만한 행태를 보인다면 분명하게 그리고 명확하게 싸워 나갈 것"이라고 기존 원내대표와 확연히 다른 입장을 취했다. 당장 여야 원내대표가 7일 상견례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취소되는 등 출발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야당 일부 최고위원들이 "굳이 오늘 (유 원내대표를) 만날 필요가 있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초반부터 심상치 않은 기싸움 양상을 나타냈다. 여당 원내지도부에서는 "앞으로 원내 협상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여당도 지도부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다. 공무원연금개혁안 여야 합의 과정에서 야당이 내세운 국민연금 논의 방안을 받아들이면서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합의문에 소득대체율 50%를 포함한 것을 놓고 당청 갈등은 물론 당내 계파간 분란도 재연될 조짐이어서 리더십의 급격한 위축도 우려되는 모습이다.
지도부 위기로 가장 타격을 받는 것은 법안 처리다. 특히 지난 6일 통과가 불발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은 향후 논의 방향을 가늠하기가 힘들다. 이 원내대표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가 지고지순한 수치가 아니다"며 숫자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공무원연금개혁과 연계하겠다는 방침은 고수했다.
같은 당 소속인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도 "법사위 계류중인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처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은 오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입장을 명확히 정하기로 했다. 유 원내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공무원연금개혁안을 어떻게 야당과 논의할 지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들어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국민연금과의 연계는 어렵다고 본다"며 야당과 각을 세웠다. 강성으로 바뀐 야당 원내지도부 성향을 고려할 때 자칫 공무원연금개혁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야당의 요구로 소집된 5월 임시국회에 여당이 응할지도 관심이다. 여당은 11일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연말정산 환급을 위한 소득세법을 비롯한 주요 법안을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야당이 임시국회 개회를 고수할 경우 소득세법 개정안은 물론, 상가권리금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과 담뱃갑 경고에 그림을 표기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획정위원회를 구성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의 통과는 장담할 수 없다. 정부ㆍ여당이 추진하는 9개 경제활성화법안 가운데 크라우드펀딩법, 하도급거래공정화법, 산업재해보상법을 비롯해 누리과정 예산 지원을 위한 지방재정법도 여야 지도부간 기싸움에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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