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은행들이 이달 들어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금리를 속속 인상하고 있다. 변동금리형 대출상품의 금리 인하폭도 최소한으로 줄이며 여신 상품을 관리하는 중이다. 지난 3월12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후 수신상품의 금리를 곧바로 낮추며 대응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소비자들은 금리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없다고 불만을 터트린다. 은행들은 금리 결정 체계 등의 문제 일 뿐 실제로는 인하 효과가 발생했다며 항변하고 있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close 증권정보 KOSDAQ 현재가 전일대비 0 등락률 0.00% 거래량 전일가 2026.05.01 15:30 기준 은 최근 5년 고정혼합 상품인 주택담보대출 금리(비거치, 아파트 담보 기준)를 3.08~4.47%로 조정했다. 한달 전인 지난달 6일 이 상품의 금리는 2.74~4.13%로 지금보다 0.34%포인트가 더 낮았다. 기준금리 인하 직전 이 상품의 금리는 2.98 ~ 4.37%였다. 기준금리 인하 후 0.24%포인트까지 금리가 떨어진 후 다시 오르고 있는 셈이다.

국민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대표적인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인 FOR YOU장기대출(아파트구입자금, 60개월 고정, 비거치기준)의 현재 금리는 3.28~4.58%로 기준금리 인하 직후 금리(3.18~4.28%)보다 오히려 0.1~0.3%포인트 높다. FOR YOU장기대출의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직후 0.04%포인트 떨어졌지만 이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신한은행은 고정금리 대출 상품의 금리를 인상하지 않았지만 인하 폭은 수신상품의 금리 인하폭에 못 미친다. 신한금리안전모기지론 기본형 10년(고정금리형) 금리는 4.00~4.50%, 기준금리 인하 직전 4.20~4.70%보다 0.2%포인트 떨어진 상태다.

이처럼 예금금리 인하에 속전속결로 대응했던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금리 산출 기준이 다른데 있다. 수신금리는 정책금리인 기준금리를 바탕으로 결정되지만 대출금리는 기준금리가 아닌 시장금리, 즉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바탕으로 산출된다. 기준금리 하락이 예상되면 시장금리는 선제적으로 움직인다. 최근 고정금리형을 중심으로 대출 상품의 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도 시장금리의 상승세가 반영된 결과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지난달 초 연 2.068%까지 떨어졌던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7일 2.551%까지 올랐다.


대출금리와 수신금리의 결정 방식에 따른 체감상의 문제도 있다. 은행들이 수신상품의 금리를 조정하기 위해서는 고시 절차를 밟아야 해 통상 금리 결정시 한번에 기준금리 조정 수준 만큼 수신상품의 금리를 조정한다. 반면 시장금리를 기본으로 금리를 결정하는 대출금리는 매일 변동할 수 있다. 즉 한번에 0.25%포인트를 내린 것과 2~3개월에 걸쳐 0.25%포인트를 내린 것의 체감상 차이라는 게 은행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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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정책적으로 펼치는 금리 정책도 정책금리와 여ㆍ수신 상품의 금리를 따로 움직이게 한 요인이다. 정부가 가계부채안정화 대책의 일환으로 고정금리대출 비중을 올해 25%, 내년 30%, 오는 2017년 40%로 순차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정책적 목표를 내놓자 이를 맞추기 위해 고정금리대출의 금리를 대폭 낮춰 특판상품으로 판매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시중은행 한 여신담당 부행장은 "수신금리는 대폭 인하하면서 여신금리는 찔끔 인하한다는 비난이 있지만 금리 결정 체계부터 다르기 때문에 생긴 오해"라며 "정말 수신상품의 금리만 대폭 낮췄다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계속 떨어질 이유도 없지 않겠느냐"며 하소연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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