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판지생산량 10년새 26% 증가
감열지 등 특수용지 수요도 늘어


한 제지업체의 백판지 생산라인 모습

한 제지업체의 백판지 생산라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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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종이산업'이 환골탈태중이다.

종이는 인류 역사의 기반이자, 인류 문명 발달과 궤를 같이 해왔다. 인류가 종이를 발명한 것은 서기(AD) 105년. 중국 후한의 황제 화제(和帝)의 지시를 받은 채륜(蔡倫)은 나무껍질과 삼베, 대나무, 어망 등을 이용, 종이를 발명했다. 종이는 지식의 공유와 정보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문자, 인쇄술과 함께 인류 문명사의 3대 발명품으로 꼽히는 이유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보기술(IT) 등 인류 문명의 발달은 종이의 위기를 앞당겼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이 개발되면서 인류의 종이 소비가 크게 감소했다. 종이산업이 대표적인 사양산업으로 꼽히는 이유다.

기록이라는 쓰임으로는 더이상 살아남을 수 없는 존재가 된 종이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산업용 포장지와 라벨지부터 의료용지, 미술용지, 위생용지, 팬시용지, 벽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종이의 존재감은 통계로도 잘 나타난다.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용지는 꾸준히 생산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인쇄용지 공급과잉도 점차 해소되고 있다.


한국제지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산업용지 생산량은 604만t 규모로 전년 대비 3%가량 증가했다. 2005년 477만t이었던 산업용지 생산량은 지난해까지 28% 늘었다. 산업용지는 주로 백판지와 골판지 등 제품 포장에 들어가는 종이를 통칭하는 용어다.


백판지는 펄프 또는 폐지 등을 배합해 여러 층으로 겹뜨기 한 두꺼운 종이다. 주로 과자나 화장품, 의약품 등 다양한 상품을 포장하는 데 쓰인다. 골판지는 주로 폐지로 만드는 두꺼운 종이로 라면상자와 같이 대형상품 포장에 쓰인다.


산업용지는 상품판매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보니 경기가 좋을 땐 수요가 더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지난 10여년 사이 국내 인터넷쇼핑과 홈쇼핑, 모바일쇼핑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택배물량이 증가한 것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10여년 전인 2005년 119만t이었던 국내 백판지 생산량은 지난해 150만t으로 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골판지 생산량도 358만t에서 454만t으로 26% 늘었다.


인쇄용지 생산량은 2005년 300만t 규모에서 현재까지 크게 늘지는 않지만 딱히 줄지도 않고 있다. 2011년 327만t까지 생산량이 늘었지만 지난해 304만t으로 소폭 감소했다. 인쇄용지는 주로 책이나 잡지와 같은 서적과 복사용지 등 인쇄나 필기 목적 또는 다른 정보교환 형태로 사용되는 종이를 뜻한다. 인쇄용지 수요는 정보통신 기기의 발달과 함께 더 이상 늘어나지는 않지만 문서에 대한 필요성 덕분에 실제 크게 줄지도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에는 특수 분야에 쓰이는 종이에 대한 개발과 보급이 활발하다. 특히 열에 민감해 글자나 그림 등을 발색하는 데 쓰이는 감열지에 대한 국내 제지업계의 기대가 크다. 감열지는 일정 온도의 열이 가해지면 색이 변하기 때문에 영수증이나 라벨지 등 최신 산업 전반에 널리 활용된다.


국내 최대 제지업체인 한솔제지는 2013년 9월 유럽 최대의 감열지 가공 및 유통업체인 샤데스사를 인수해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엔 네덜란드 최대 감열지 업체 텔롤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한솔제지의 특수용지부문 매출은 2013년 대비 30% 이상 뛰었다.


무림페이퍼 역시 공장 설비투자를 통해 산업용 인쇄용지인 디지털지, 라벨지, 잉크젯 용지 등의 생산을 크게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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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추세로 향후 제지산업은 인쇄용지 보다는 산업용지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용 종이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제지기업들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식음료나 생활용품 등 다양한 산업의 성장과 함께 산업용지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매년 3~5% 내외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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