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흥원, 임·직원 법인카드 사적남용…관리 허술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국가 예산 남용 실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의 보건산업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의 직원들이 근무태만과 비윤리적 예산 집행이 만연했음에도 인사상 불이익은 없었다.
28일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보건산업진흥원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를 보면 진흥원 임직원들은 활동비 명목으로 지급된 법인카드를 개인카드처럼 썼다.
지난해 기준 원장의 경우 매월 300만원이 지급되는 것을 비롯해 임원 200만원부터 팀원 25만원까지 활동비가 책정됐다. 201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4년간 사용된 활동비 51억원 가운데 46억원(88.7%)은 회의록 등 업무 활동을 증명해 줄 서류가 없었다. 활동 경비로 인정받은 금액은 4억원(11.3%)에 불과했다.
활동비로 신청한 내역 중에는 병원비나 물품구입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을 부당 청구했다 지급받지 못한 경우도 8억원(16%)에 달했다. 또 18명의 직원은 부서장의 결제도 없이 주말에 420만원 상당을 법인카드로 긁었지만 진흥원 측은 증빙서류나 사용목적의 적정성을 점검하지 않았다고 복지부는 전했다.
현직 기획이사의 경우 2013년부터 관사를 사용하지 않고 계속 빈집으로 비워두는 바람에 관리비와 가스요금 127만원을 날리기도 했다.
해외 출장비도 부풀려졌다. 항공여행의 경우 필요한 경우에만 식대를 지급해야 하지만 진흥원은 2011년부터 2012년까지는 식비를 정액 지급하는 방식으로 296건의 출장에서 2817만원을 더 챙겼다.
사업비를 너무 많이 지급해 예산을 낭비한 경우도 있었다. 제약 관련 교재를 만들면서 인쇄면수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는데도 정산을 하지 않고 비용을 모두 지불해 1937만원을 더 주줬다 경고를 받았다. 또 2억6000만원의 예산이 배정된 정기간행물의 경우 경쟁입찰로 예산을 아낄수 있는데도 매번 발행때마다 수의계약을 맺었다.
인사 관련 규정이나 관리도 허술했다. 승진이나 직원 채용 관련 규정 개정은 이사회의 의결 사항이지만 73건 가운데 66건은 이사회에 보고조차 않았다. 허술한 인사관리로 신규직원 2명은 경력을 부풀려 책정해 급여가 더 지급되기도 했다.
직원들의 근태는 더욱 심각했다. 복지부가 직원 근무관리 프로그램인 '경영관리시스템(MIS)'을 통해 근태관리 실태를 점검한 결과 지각 누계시간이 하루 근무시간(8시간)을 넘는 직원이 12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는 지각 누계가 33시간26분에 달하기도 했다.
일부는 출근내역을 MIS에 입력하지 않는데도 이를 바로잡는 조치는 없었다. 출퇴근 시간을 선택하는 탄력근무제 관리도 부적절했다. 복지부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탄력근무 명령을 받은 68명에 대한 출퇴근 시간을 확인한 결과 20회 가량 출근기록이 없었고, 승인받은 출근시간을 지키지 않은 경우도 8명으로 나타났다. 4명의 직원은 탄력근무를 허락받지 않고 마음대로 사용하기도 했다.
복지부는 "다수의 직원들이 탄력근무제를 위반하고 있는데도 진흥원은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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