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세·파생상품 양도세 개편 요구 봇물
9일 강석훈 국회의원 주최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통한 국민 재산증대 및 국가 재정 건전화를 도모하는 세제개편 방향' 세미나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파생상품의 손실 위험으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진입장벽을 쌓아 올렸는데 양도소득세까지 부과하면서 철조망을 친 격"(안동현 서울대 교수)
"뚜렷한 목적 없이 상품별 과세만 논의하다보니 과세 제도가 금융사 직원들도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해졌다"(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
9일 강석훈 국회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통한 국민 재산증대 및 국가 재정 건전화를 도모하는 세제개편 방향' 토론회에서는 저금리 시대에 자본시장이 국민의 노후 재산형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세금제도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우선 지난해 12월 소득세법을 개정하면서 파생상품으로 발생한 소득에 양도소득세 부담을 지우는 것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는 "파생시장 규제의 이유 중 하나는 헤지 참여자 비중을 늘려 투기목적의 참여자와 균형을 맞추겠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파생거래 수익에 대해 상품간 손익합산을 인정하지 않아 파생시장이 위축될 것이고, 거래량이 감소하는 만큼 세수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제 발표에 나선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개정 소득세법이 손실 이월공제를 허용하지 않는 것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파생상품 특성상 수익과 손실이 해마다 달라질 수 있는데 한해만 이익이 나더라도 소득과세가 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2016년 시행 전까지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의 차익거래에 대한 증권거래세 인하 검토 철회에 대해 세무당국과 시각차를 보였다. 우본의 유가증권시장 차익거래는 2012년 19조6000억원에 이르렀지만 2013년 증권거래세 부과가 시작된 후 지난해 6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개회사에 나선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17세기 부자에게 세금을 더 걷으려고 부과한 창문세는 결국 서민들이 세금 회피를 위해 창문을 없애고 햇볕을 받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며 "우리나라도 조세형평을 위해 국민연금과 우본의 증권거래세 감면으로 차익거래 시장 거래가 침체되고 외국인 위주의 허약한 시장으로 변했다"고 지적했다.
우본은 2013년 244억원의 증권거래세를 납부했지만 차익거래 감소에 따른 차익거래 상대방의 증권거래세는 614억원에서 11억원으로 줄어 602억원 감소했다. 박 교수는 "증권거래세 면제를 통해 차익거래 규모가 과세직전 수준으로 회복하면 세수가 약 29억원에서 335억원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 교수는 "차익거래 시장에서 우본의 역할이 축소될 때 외국인은 비중을 넓혀 왔다"며 "외인의 핫머니가 현선물을 조장하면 시장이 왜곡되고 변동성이 증가할 수 있어 매우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반면 문창용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거래세 부과로 세수가 오히려 줄었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공·사모 펀드나 다른 연기금과의 과세 형평성이 문제가 됐기 때문에 세금을 부과했던 것인데 이를 되돌리려면 공감대 형성이 우선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참석자들은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증권거래세 자체를 인하해야한다는 의제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유가증권시장 0.15% 등 증권거래세는 1996년 이후 15년 이상 인하 없이 유지되고 있어 증권사 매매수수료율의 3배에 이르고 있다.
김광기 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 본부장은 "수수료에 비해 증권거래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아 거래가 이뤄지면 저절로 증시의 유동성이 고갈되고 있다"며 "전형적인 증세 편의주의"라고 지적했다.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거래세 인하에는 찬성하지만 거래가 활성화된다고 해서 주식시장이 활성화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의견을 달리했다. 주 사장은 "거래세로 인해 중장기 파생상품의 적절한 가격을 산출하기 어려워 개별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 시장이 발전하지 못하는 걸림돌이 된다"고 말했다.
이현철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거래세를 인하하면 충분히 탄력적으로 거래량이 늘고 세수 증가로 이어질 지 누구도 자신할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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