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 앉은 美 고용, '강달러'도 주춤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강달러'의 역풍을 맞은 미국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주말 나온 고용 둔화 충격에 이어 이번주에는 기업들의 어닝 쇼크도 예상되고 있다. '나홀로 독주' 양상을 보이던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곳곳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달러 강세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오는 8일(현지시간)부터 알미늄 원자재 업체 알코아를 시작으로 미국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된다.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은 그동안 급등한 달러화의 영향으로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둔화됐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보제공업체 팩트셋의 존 버터스 선임 어닝 애널리스트는 최근 올 1분기 기업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6% 하락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해 12월말 애널리스트들이 올해 1분기 어닝을 4.3% 증가로 예상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경우 전체 매출의 40%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최근의 달러화 강세가 기업들의 매출 부진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주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상황은 2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올 2분기 실적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 안팎의 하락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역시 당초 5.3% 증가를 기대했던 예상치와 크게 다른 것이다. 올해들어 두 분기 연속 실적 하락이 유력해짐에 따라 단발성 '어닝 쇼크'를 넘어선 '어닝 리세션(후퇴)에 대한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3일 발표된 지난 3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도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일자리 증가가 12만 6000개에 그쳐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의 예상치는 24만 5000개 증가였다. 일자리 증가가 20만개를 넘기지 못한 것은 13개월만에 처음이다. 29만5000개로 발표됐던 지난 2월의 일자리 증가도 26만4000개로 축소돼 발표됐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갑작스런 고용 부진의 주범도 강달러라고 지목했다.
이런 상황에선 그동안 무섭게 오르던 달러 강세 기조에도 변화 조짐이 보인다. 월스트리저널(WSJ)은 5일 달러화 랠리의 원동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문은 "달러의 방향이 약세로 돌아서야 최근 드러나는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LPS 파이낸셜의 존 카날리 수석 경제 전략가의 견해를 소개했다.
달러화의 흐름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지난 3일 고용지표 발표 이후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비 0.9% 떨어졌다. 일본 엔화에 대해서도 0.6%대의 하락을 기록했다. WSJ에 따르면 달러화는 올해들어 지난 3월 18일까지 주요국 통화 대비 22%나 올랐지만 이후에는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 부진과 강달러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불거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연기론도 이와 직결돼있다. 미국 경제 회복세 둔화와 기업 실적 부진 등을 감안해 Fed도 금리 인상을 서둘지 못할 것이란 근거다. 실제로 지난 주말을 고비로 오는 Fed의 6월 조기 금리인상 전망은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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