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해 11월 이후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중국 국유기업과 지방정부를 제외한 일반 기업들은 전혀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중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계속 돈을 풀더라도 실물경제가 살아나는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금리인하 효과? 우리는 몰라요"=#.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장쑤성(江蘇省)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왕씨(42세)는 작은 화학 섬유 공장을 세우기 위해 은행을 찾았지만 곧 발길을 돌려야 했다. 중국 대형은행의 대출 기준금리는 5% 전후인데 현실적으로 그에게 적용되는 대출 금리는 8~9%선이었기 때문이다. 왕씨는 중국 중소기업들에 은행 대출은 의미가 없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해 11월 이후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1년 만기 대출 금리를 0.65%포인트 낮아진 5.35%로 조정했다. 대출 금리는 2010년 9월 이후 가장 낮아졌다. 그런데 기업 대출 가중평균금리는 6.77% 수준이다. 오히려 지난해 11월 5.6% 보다 더 높아졌다. 일자리를 창출과 중국 경제를 떠받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민간 중소기업들은 정작 금리인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WSJ은 중국 은행들이 부실대출 리스크를 줄이려 들면서 금리가 싼 대출 대부분이 덩치만 크고 비효율적 경영을 하고 있는 국유기업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 지방정부들이 기존 부채를 갚는데 금리가 싼 은행 대출을 활용할 수 있도록 은행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은행들은 대부분 국유은행이어서 정부 압박에 자유로울 수 없다.

일반 기업들은 채권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도 여의치 않다. AA 등급 5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최근 계속 오름세를 기록해 6%선에 근접하고 있다.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들은 자금을 조달하는데 더 많은 비용을 내고 있다는 얘기다.


UOB카이히안 증권 상하이지점의 주차오핑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는 금리인하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유동성은 여전히 팍팍한 상황이고 중소기업들은 금리가 싼 은행 대출을 독차지하려는 국유기업들에 밀려 자금 사정이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방향 다른 제조업 지표…왜?=중국의 이러한 현실은 정부와 민간이 각각 발표하는 제조업 경기지표의 차이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이날 발표한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1로 전월 49.9 보다 높아졌다. 사실상 기준점 50을 넘으면서 제조업 경기 확장 신호로 해석됐다. 그런데 기업 규모별 항목을 보면 차이가 크다. 대기업 PMI는 51.5로 전월 보다 1.1포인트 상승했지만 중형기업과 소형기업은 각각 48.3과 46.9로 전월 대비 1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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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통계국이 발표하는 PMI 보다 중소기업들의 현실을 더 반영하고 있는 HSBC은행 집계 PMI도 전혀 다른 상황을 말해준다. HSBC가 이날 함께 발표한 3월 PMI 확정치는 49.6으로 기준점 50을 밑돌았다. 2월 기록인 50.7 보다 낮아졌다.


중국 자오상은행의 류둥량 스트래티지스트는 "인민은행은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면서 "금융시장에 돈이 더 돌 수 있도록 추가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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