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 지갑, 저축이 소비를 눌렀다
1인당 국민소득 2만8000달러에도 씀씀이는 줄었다는데…
작년 순저축률 6.1%로 2년새 2배 늘었지만,
민간소비증가율은 1%대로 줄어…경기부양 효과 약해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국민계정' 자료에서 주목할 것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지난해 소득은 늘었지만 씀씀이는 줄었다는 것이다. 가계가 지갑을 좀처럼 열지 않아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GNI)은 2만8180달러다. 2011년 2만4302달러에서, 2012년 2만4696달러로 늘던 것이 2013년 2만6179달러, 지난해 2만8000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이관교 한은 경제통계국 과장은 "1인당 GNI는 (통상적으로)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늘어난 소득은 소비보다는 저축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연간으로 보면 2013년중 1.9%에서 지난해 1.8%로 감소했다. 분기별로는 1분기 2.6%에서 2분기 1.7%, 3분기 1.5%, 4분기 1.4%로 연말로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반면 가계 순저축률은 지난해 6.1%를 기록했다. 2011년과 2012년에 기록한 3.4%보다 두배가 늘고 2013년 기록한 4.9%보다 크게 증가했다. 가계가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현재의 소비를 줄이고 여윳돈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태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 부장은 "저축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평가의 문제인데 소비의 평탄화가 가능해 소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나갈 수 있어 경제안정성 측면에선 긍정적이다"면서도 "가계 소비성향이 낮아지는 측면은 경기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 많이 했으나 투자는 제자리걸음을 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총저축률은 34.7%로 전년(34.3%)보다 0.4%p 올랐으나 국내총투자율은 전년과 같은 29%를 유지했다.
산업별 성장률은 등락이 갈렸다. 제조업 중에서는 전기및전자기기(7.0→3.2%)의 성장률이 감소했고, 정밀기기(7.4→4.1%)도 증가율이 감소한 반면, 석유및석탄제품(4.1→4.4%), 기계및장비(2.1→3.2%)의 성장률이 증가했다. 서비스업 가운데는 정보통신업(5.1→3.1%)과 사업서비스업(4.7→4.1%)의 성장률이 1년새 각각 감소했으나 부동산및임대업(0.9→1.8%)과 금융및보험업(4.0→5.7%)이 성장했다.
한편 4분기 성장률 잠정치로 발표된 0.3%는 한달 전 한은이 발표한 4분기 성장률 속보치(0.4%)보다 0.1%p 낮게 나왔다.
경제성장률 '속보치'란 기초 통계를 기반으로 전년 또는 전기동기 대비 증가율을 계산해 서둘러 발표하는 수치다. 그때까지 나온 생산과 소비, 수출, 투자 등 통계를 기반으로 하고 추세를 고려해 추정 발표하는 것이다. 한은에서는 해당 분기가 끝나면 한 달 뒤(28일 이내) 경제성장률 속보치를, 두 달 뒤(70일 이내) 시점에서 잠정치를 공표한다. 김영태 부장은 "지난 4분기에는 정부 지출 축소, 단말기법, 윤달 효과 등 불규칙 요인이 작용하면서 속보치와 잠정치의 괴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