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면역치료제 신약 7700억원 美 기술수출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지난해 3ㆍ4분기 한미약품의 영업이익은 12억원에 불과했다. 1분기 179억원, 2분기 84억원 등 매 분기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쳤다. 투자자 입장에선 불안감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성적표다. 한미약품의 영업이익이 이처럼 축소된 것은 신약 개발을 위해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68억원으로 소폭 늘면서 시장의 근심은 줄긴 했지만 의구심은 여전했다. 하지만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신약개발은 내 목숨이나 마찬가지"라며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3개월 뒤. 임 회장의 'R&D 화살'은 정확하게 과녁에 꽂혔다. 한미약품은 미국계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릴리에 류머티즘관절염 표적치료제 'HM71224'를 6억9000만달러(약 7700여억원)에 기술이전하는 계약을 맺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일라이릴리는 대형 글로벌제약사로 항우울제 프로작, 발기부전제 시알리스 등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10대 제약사 중 하나다.

임 회장은 유럽에서 1상 임상시험까지 마친 이 표적치료제를 릴리에 5000만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글로벌 판권을 넘겼다. 임상개발, 허가, 상업화 단계에 따라 최대 6억9400만달러까지 마일스톤(성과보수)을 받을 수 있다. 상업화 이후에는 10% 이상의 로열티도 받기로 했다. 국내 제약업계 역사상 최고의 기술수출 실적이다. HM71224가 현 관절염 치료제인 항체의약품보다 가격이 싸고 복용도 편리한 알약인 만큼 릴리가 지난해부터 군침을 흘렸다는 후문.


결과적으로 임 회장의 신약개발 대한 승부수가 적중했다는 평가다. 임 회장은 지난 3년간 신약 연구개발에 모두 4000억원을 쏟아부었다. 임 회장은 전통적으로 영업강자라는 말을 들어온 한미약품을 연구개발 중심의 제약회사로 빠르게 탈바꿈시켰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펴낸 지난해 국내 임상시험 승인 건수를 보면 국내 제약사 가운데 한미약품의 임상건수가 18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국적 제약사와 의료기관까지 포함한 임상 건수에서도 한미약품은 5위를 차지했다. 제네릭 위주의 국내 제약시장에서 벗어나겠다는 임 회장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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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신약은 '퀀텀 프로젝트'라는 당뇨치료제 개발 프로젝트다. 지난해 연구개발의 60%를 당뇨치료제에 쏟아부었다. 이르면 오는 6월께 2상 임상시험 결과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당뇨치료제 신약도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수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한미약품은 합성신약 부문에서 7개, 바이오신약 부문 6개 등의 파이프라인과 개량 및 복합신약 11개가 결실을 맺을 준비 중이다.


임 회장은 올해 한미약품의 목표를 '글로벌 한미의 원년'으로 정하고, 매출의 15~20%를 신약연구에 투자할 계획이다. 그는 "R&D 없는 제약회사는 앞으로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성장하기 어렵다"면서 "단기적인 성과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R&D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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