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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트레이서’, 삐걱거리는 액션과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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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트레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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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미국 영화잡지 버라이어티지의 한 비평가는 영화 ‘트레이서’를 두고 ‘삐걱거리는 B급 영화(creaky B-movie)’라 표현했다. B급 영화에 대한 정의는 불분명하다. 비주류 감성의 저예산 영화나 A급 영화와 비교해 질 떨어지는 영화 모두를 B급 영화라 부르는데 불행히도 이 영화는 후자에 더 가깝다. 마치 액션로맨스 영화의 모든 요소를 질서 없이 여기저기 쑤셔놓은 짬뽕극 같다.

뉴욕에서 자전거 퀵 배달을 하던 캠(테일러 로트너)은 도로 한복판에서 니키(마리 아브게로폴로스)를 만나 첫눈에 반한다. 니키가 파쿠르로 벽과 담장을 뛰어넘으며 자유롭게 이동하자 캠 역시 이에 관심이 생긴다. 캠은 결국 니키가 속한 파쿠르 팀에 들어가 훈련을 받게 되는데 알고 보니 그 팀은 범죄와 연루된 조직이었다. 이 사실을 알고 손을 털려고 하지만 리더에게 약점이 잡힌 니키 탓에 그녀와 캠은 뉴욕 곳곳을 도망치는 신세가 된다. 파쿠르는 도시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장애물을 활용해 자유롭게 이동하는 훈련(야마카시)을 뜻하며, 이를 훈련하는 사람을 가리켜 ‘트레이서’라 부른다.
영화 '트레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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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즈 러너’ ‘트와일라잇’ ‘안녕 헤이즐’ 제작진이 만든 이 영화는 ‘메이즈 러너‘의 속도감과 액션, ’트와일라잇‘ 시리즈와 ’안녕 헤이즐‘의 로맨스가 가미된 영화라 소개된다. 영화는 분명 대중의 입맛에 맞을 만한 이 같은 영화적 요소들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각 요소들은 한 몸이 되지 못한 채 유리된 느낌으로 영화에 존재한다. 어우러짐이 부족한 이 영화는 액션과 로맨스를 분절적으로 보여준다. 러닝타임 초반부터 중반까지 자전거나 파쿠르를 통한 속도감 있는 액션에 치중한 영화는 조금은 느닷없이 캠과 니키의 이루어질 수 없는 로맨스를 다룬다. 이후 극 전개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투입된 듯한 로맨스는 인내심을 갖지 못하고 다시 액션으로 급변한다. 같은 시간에 쳇바퀴 맞물리듯 조화되어야 할 액션과 로맨스가 시간차로 등장하는데 이런 배치는 관객을 당황스럽게 한다.

서툰 전개 속에서도 볼만한 것이 있다면 단연 테일러 로트너의 액션 연기다. ‘트와일라잇’ ‘어브덕션’에서 탁월한 액션 연기를 보인 그는 ‘트레이서’에서 전문 파쿠르 배우들에게도 뒤지지 않는 파쿠르를 선보였다. 특수 효과나 와이어, 대역 없이 완성도 있게 액션을 표현해 다니엘 벤마요 감독을 포함한 제작진들의 탄성을 자아냈다는 후문이다. 게다가 영상이 뉴욕의 업타운, 다운타운 그리고 차이나타운 등 도심 구석구석에서 펼쳐지는 액션을 탄력적으로 포착하니 그 짜릿함이 배가 됐다.

그러나 온몸을 던지는 액션만으로 엉성한 전개를 감추기에는 대중의 눈은 이미 너무 높아졌다. 액션과 로맨스의 불균형 탓에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삐걱거렸다. 화려한 볼거리에 만족하는 관객이라면 볼 만 하지만 매끄러운 드라마를 원하는 관객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다.(19일 개봉)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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