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길 안토니 사장 "직원이 자유로워야 편한 신발 만들 수 있어"

김원길 안토니 사장이 일산 공장에서 신발 제작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김원길 안토니 사장이 일산 공장에서 신발 제작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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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나부터 즐거워야 직원들이 즐겁고, 그래야 고객 가슴을 즐겁게 하는 제품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기능성 수제 구두를 생산하는 안토니의 김원길 사장은 중소기업계에서 손꼽히는 '펀(fun) 경영' 전도사다. 지난 13일 경기도 일산 본사 공장을 둘러보며 직원들을 대하는 그의 모습에서 '오너의 권위'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김 사장은 마주친 직원들에게 "굿모닝"이라고 인사하고, 직원들도 자연스럽게 "굿모닝"으로 답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스트레스 없이 일하자는 취지에서 몇 년 전부터 나이와 직급에 상관없이 인사를 '굿모닝'으로 통일했다고 한다.


김 사장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빨간 티셔츠를 착용하고 회사에 나온다. 기분이 내키면 구두에서 바지까지 빨간색으로 '깔맞춤'을 한다. 김 사장은 "5년 전 쯤 회사 분위기를 일신해보자는 차원에서 기획해 본건데 실제로 입고 나가는 데 몇 달이 걸렸다"며 웃었다.

고객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스스럼이 없다. 수상스키, 스노보드 강사 뺨치는 실력을 보유한 김 사장은 정기적으로 스포츠 이벤트를 벌여 고객과의 간극도 좁히고, 개성 넘치는 제품 수요자의 니즈도 파악한다. 지난해에는 아들인 프로골퍼 김우현씨의 KPGA대회 우승을 기념해 자사 구두 브랜드 '바이네르' 이름을 딴 골프대회도 열었다. 김 사장은 베스트스코어가 70타에 이를 정도로 골프 실력도 준 선수급이다.


즐거운 회사와 함께 그가 추구하는 삶의 지표는 '나눔'이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일산 백마부대 등을 찾아 인생 강의를 펼친다. 가끔씩 벌이는 삼겹살 파티에 매년 모범장병을 뽑아 호주, 유럽여행을 시켜줄 정도로 애정을 쏟는다. 김 사장은 "군에 있는 아들을 생각하면서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을 해주고 싶어 시작했다"며 "(비용이)1억원 정도인데 1000억원으로 돌아올 것 같은 뿌듯함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밸런타인데이 한라봉 먹기'도 김 사장 특유의 사회환원 이벤트다. 해마다 제주산 한라봉을 4t씩 사서, 전국 60개 안토니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토종 농산물 소비 기여도를 인정받아 지난 1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김우남 위원장과 농협경제지주 이상욱 대표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재미 만큼이나 제품의 질 높이기도 김 사장이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가치다. 김 사장은 회사에서 '불경기'라는 말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는 "우리가 만드는 구두에 대해 세상이 관심이 없으면 그것이 불경기다"며 "불경기를 이야기하기 전에 나를 점검하는 책임의식이 중요하고 세상 속에 파고들어 원하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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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마음을 즐겁게 하는 구두'를 추구하기 위해 채찍질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달부터는 판매가 부진한 제품 '워스트 탑10'을 개발자 이름과 함께 게시판에 적어놓기로 했다.


그는 "직원들을 다그치자는 것이 아니라 안팔리는 것을 제대로 분석해 이익률을 올리자는 것"이라며 "올해 골프화 등 신상품 판매와 함께 제품 재고율 관리 효율을 높여 전년보다 매출을 30%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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