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어 加까지…잇따른 반덤핑 과세에 철강업계 '울상'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미국에 이어 캐나다까지 한국산 유정용강관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키로 결정함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정용강관은 원유나 천연가스 시추에 쓰는 고강도 관으로 북미 지역에 셰일가스 개발 바람이 불면서 수요가 점차 늘고 있는 품목이다.
11일 코트라에 따르면 캐나다 관세청(CBSA)은 지난 3일 한국, 대만, 인도 등 9개국에서 들어온 유정용 강관이 저가로 수입돼 자국 업계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정, 이들 국가의 제품에 최고 37.4%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키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캐나다의 강관 제조업체인 테나리스 캐나다와 에브라즈 노스아메리카 등은 한국산 유정용 강관의 덤핑 판매로 매출과 이익이 급감했다며 캐나다 관세청에 반덤핑 조사를 요청한 것에 따른 결과다.
이에 따라 세아제강, 넥스틸 등 캐나다로 유정용 강관을 수출하는 국내 제철사들은 향후 5년간 업체별로 8.8~37.4%의 반덤핑 세금을 물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반덤핑관세 적용을 받는 품목은 오일·가스용 드릴강관 등 완제품뿐 아니라 미완성 강관도 포함됐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미국 상무부가 정치권과 철강업계의 압력에 밀려 덤핑 의혹이 없다는 예비판정을 뒤엎고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대해 덤핑 유효 판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 판정에 따라 현대하이스코, 대우인터내셔널 등 미국에 유정용 강관을 수출하는 국내 제철사들은 업체별로 9.89~15.75%의 반덤핑 과세를 부과당했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유정용 강관은 95% 이상이 미국, 캐나다 등 북미로 수출될 정도로 수출 의존도가 매우 높은 품목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북미 국가의 잇따른 반덤핑과세로 국내 철강업체들은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걱정하는 분위기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세금 부과로 공급가가 올라간 만큼 다른 나라의 제품과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며 "미국과 캐나다의 반덤핑 판정이 국내 철강업계의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에 비해 캐나다로 수출하는 물량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수출에 따른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발빠른 일부 업체는 북미 지역을 벗어나 유럽으로 수출길을 넓히고 나섰다. 세아제강의 경우 2013년 이탈리아 특수강관업체 이노스텍의 지분을 978억원에 인수하며 유럽 수출 거점을 확보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앞으로 북미 유정용 강관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지만 반덤핑 과세로 메리트가 줄어든 만큼 다른 지역으로 수출길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앞으로 철강업체들이 유정용 강관의 수출 다변화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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