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덕수궁 만다라'. 83*83cm, 2014년.

김동원, '덕수궁 만다라'. 83*83cm, 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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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정. '덕수궁 감로도'(德壽宮 甘露圖), 160*120cm, 종이에 수묵, 2014년.

이태정. '덕수궁 감로도'(德壽宮 甘露圖), 160*120cm, 종이에 수묵, 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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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역사 속 궁은 어느 시대, 어떤 궁이던 스스로의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다. 이 중 개인 저택에서 궁궐로의 개축과 서양식 건물의 추가 등으로 정연하지 못한 전각의 배치를 안고 있는 덕수궁은 위엄의 상징이기에 앞서 내재된 이야기의 세밀한 감정선이 분명하다. 지난 2013년 시작된 시각예술 '궁(宮)프로젝트'가 창덕궁에 이어 덕수궁으로 옮겨갔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미술공예학과에서 열고 있는 이번 프로젝트는 같은 대학 권지은 교수가 전통회화과 학생 11명과 함께 그 결과물을 전시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 명은 '덕수궁 모나드(Monad)'다. 모나드는 넓이나 형체를 갖춘 유형적인 부분 보다 궁극적인 실체로서의 기초를 뜻한다. 전시에서는 궁이라는 거시의 시선이 아닌 궁 내부의 스토리라 볼 수 있는 분화된 개체들이 주목된다. 궁과 일련의 사건들, 그 속에 존재했던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면면의 실체와 그 표상에 대해 시각적 재현을 구축한 여러 작품들이 나왔다.

김유진의 ‘대한제국’과 ‘위로(慰勞)’는 일명 가비시리즈로 고종황제가 즐겼던 커피에 대한 시각적 재현으로 대상의 목격보다 대상의 심상을 드러낸다. 커피는 서양문물을 받아들인 조선의 왕의 모습을 드러내는 수단이자 표상이다. 정윤지의 ‘정관헌 화훼화(靜觀軒 花卉畵)’ 역시 서양 양식 틀에 동양식 단청장식으로 치장된 건축물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이지민이 목격한 ‘석조전(石造殿)’은 1910년에 완공된 대한제국의 이오니아식, 로코코풍의 유럽양식의 조선을 벗어나 대한제국으로의 경계지점을 포착한 것이다. 이에 좀 더 다차원적 시공(時空)이 존재하는 김동원의 ‘덕수궁 만다라(曼茶羅)’는 고종이 염원했던 극락정토의 관점에서 덕수궁의 요소를 담아 새로운 구성의 만다라를 창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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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덕혜옹주 초상', 171*82cm, 비단에 채색, 2014년.

장지영, '덕혜옹주 초상', 171*82cm, 비단에 채색, 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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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의 ‘덕수궁 전경(全景)’은 개인 저택에서 궁궐로의 개축, 옛 조선의 건축양식과 서양식 건축양식, 그리고 무엇보다 그 과거적 시점과 공존하는 현대적 건물의 포위를 보여준다. 여기에 정민경은 프로젝트팀원들이 재현해 낸 덕수궁의 모나드와 전경을 또 다시 자신의 관점으로 분화, 정렬의 방식을 취한다. 개채와 본채를 담은 정민경 ‘덕수궁의 색(色)’이다.

또한 덕수궁에 존재했던 실존 인물과 역사적 사건 등을 시각예술로써 연구한 결과물이다. 김은정의 ‘전 채용신 고종황제어진(傳 蔡龍臣 高宗皇帝御眞)모사’와 박혜수의 ‘임인진연도병(壬寅進宴圖屛)모사’, 장지영의 ‘덕혜옹주 초상(德惠翁主 肖像)’과 이태정의 ‘덕수궁 감로도(甘露圖)’는 단순한 모사나 임모가 아닌 역사를 복기해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자 했다. 김최은영 미술평론가는 "이번 전시는 단순한 궁의 거죽을 읽어내는 데 급급하지 않고 그 안에 담긴 담론과 가치, 현대적 시점과 과거의 복기 등이 통일적으로 내재화되며 생성과 소멸의 경계에 서있던 덕수궁을 불러내고 있다"며 "마치 모나드처럼 각각 독립적으로 보여 지는 표상 간에 조화와 통일로 정해진 끈끈한 유기성이 엿보이는 프로젝트"라고 평했다. 오는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가회동 갤러리 한옥. 02-3673-3426.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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