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리포트④]"中 실리콘밸리에 수많은 '마윈'이 탄생 중"
스물일곱 쑨저보 로봇 스타트업 대표가 말하는 'IT 차이나'
신기술 산업개발지역 베이징·경제특구 선전 등에선 구역마다 스타트업 수만곳
컴퓨터·HW업체 많지만 화웨이·텐센트 몰려있는 난산구에선 SW도 활기
중국이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발돋움한 데는 13억 인구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그리고 IT 새싹들의 끊임없는 열정과 도전, 이 삼박자가 고루 갖춰졌기 때문이다. 창업한 지 갓 1년 된 에이프레임(Ai.frame)의 쑨저보 대표 역시 중국 IT의 고목으로 자라날 새싹 가운데 하나다. 올해로 27살인 그는 그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전 세계 다양한 사람들의 친구가 되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이 기사는 쑨 대표와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그가 중국의 IT 스타트업 세계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드는 중국의 스타트업 에이프레임의 (왼쪽부터)쑨저보·후지아치 대표. 이들은 하얼빈기술대학에서 전자·기계공학을 전공했으며 졸업한 후 에이프레임을 설립했다. 이들은 '사람과 함께 걷고 말하며 액션을 취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재밌는 기능을 더 많이 추가하면서 가격도 합리화시켜 전세계 사람들이 즐기게 하고 싶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안녕하세요. 저는 중국 선전에서 로봇 하드웨어에 동작 인식 소프트웨어를 추가해 로봇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는' 쑨저보입니다. 1989년생이고요. 친구인 후지아치와 함께 로봇을 만드는 에이프레임을 창업한 지는 이제 만 1년이 좀 넘었네요. 지금부터 여러분들께 중국의 IT 스타트업의 치열한 현장에 대해 말씀 드려볼까 해요.
제가 현재 있는 곳은 중국 선전의 룽강구라는 지역인데요. 이곳에도 10~20개의 벤처 기업을 포함한 스타트업들이 모여있지만 선전 내에만도 난산구, 바오안구, 푸텐구 등 구역별로 스타트업들이 엄청나게 모여있어요. 구역마다 많게는 수만곳의 스타트업들이 '제2의 마윈'을 꿈꾸며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 지역의 거리에는 유난히 진취적이고 자신감 넘치며 미래 지향적인 젊은이들이 넘쳐납니다. 각자의 꿈을 안고 아이디어를 구체화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솟아나는 에너지 같은 것이죠.
특히 난산구는 화웨이, 텐센트 등 중국의 'IT 공룡'이 한데 모여 있는 지역으로 이 기업들을 거친 소프트웨어 스타트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한 곳이에요. 이들은 타 지역에서 모여든 젊은이들을 포함해 화웨이, 텐센트 등 큰 IT 기업에서의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이 몸담고 있는 분야는 굉장히 다양합니다. 컴퓨터, 하드웨어 관련 업체들이 많지만 이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도 비상한 두뇌를 가진 젊은이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습니다.
저희가 만드는 휴머노이드 로봇도 사실 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구분 지을 수 없어요. 로봇 본체와 이 본체를 움직이기 위한 소프트웨어까지 총괄하고 있기 때문이죠. 저희의 '아이들'은 사람과 함께 노는 '휴머노이드 로봇'이에요. 아폴로A, B, C, 렉스 등 각각 이름이 있고 숫자도 점점 늘어나고 있죠. 이 로봇들의 특징은 걸을 수 있고 말도 하고 코드를 부여하면 액션도 취한다는 거예요. 기능이 시시각각 변하는 차별화된 '친구' 개념의 로봇입니다.
제가 있는 선전뿐만 아니라 베이징도 스타트업으로 유명합니다. 베이징 중관촌은 일찍부터 '중국의 실리콘밸리'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죠. 실제로 전체 면적도 48㎢에 달해 규모로도 압도적이에요. 중관촌 이노웨이 거리에는 젊은 창업자들이 한 데 모여 일도 하고 정보도 나누는 창업카페들이 즐비해 늘 활기 넘치는 톡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현재는 민간 차원의 지원도 활발하지만 최초에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이 이 지역 스타트업 발전에 한몫했죠. 1998년 중국 국무원이 중관촌을 베이징 신기술 산업개발 시험지역으로 승인했고 이후 2006년 시작된 중국 제11차 5개년 계획 등이 이 지역을 일찍부터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게 만들었어요. 200개가 넘는 과학연구기관과 40여개 대학이 모여 있다는 점이 '젊은' 'IT 인재'의 교집합을 만들었다는 점도 컸다고 봅니다.
그러나 '중국의 실리콘밸리=중관촌'이라고만 생각한다면 오산이예요. 알리바바가 위치해 있는 항저우도 그렇고 제2, 제3의 실리콘밸리가 부상하고 있거든요. 최근에는 선전 쪽이 뜨고 있는 추세입니다. 홍콩에서 가깝다는 지리적인 강점으로 글로벌업체들이 선전을 부품과 완제품 생산 기지로 활용하고 있는 데다 화웨이, 텐센트 등 거대 IT 기업이 선전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도 젊고 유능한 젊은이들을 불러들이는 요인이 되고 있어요.
정부 차원에서도 선전은 1980년 중국의 첫 경제 특구가 된 이후 해외 기업 유치와 중국 내 자국 스타트업 육성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는 곳이에요. 기준 인구 1000명당 사업체 수는 무려 74개입니다. 베이징의 72개를 넘어서요.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유능한 인재가 있으니 투자도 활발해지는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고요. 중국 내 벤처 투자는 지난해 9월까지 81억달러(약 8조7900억원)에 달했어요. 직전 해 같은 기간보다 2배가 넘는 숫자입니다. 미국(373억달러)보다 양적으로는 적지만 성장세가 어마어마해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몰라요. 지역 기반의 지원 체계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글로벌엔터프리너십모니터(GEM)에 따르면 중국은 2012년 GEM 가입 54개국 가운데 이미 미국을 제치고 청년창업자지수 1위에 올랐습니다. 2010년만 해도 중국은 세계 15위에 그쳤는데요. 2년 만에 1위에 오르게 된거죠. 이는 중국 젊은이들의 조기창업 의지가 세계 최고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중국 정부 역시 'IT 새싹 키우기'에 발벗고 나섰어요. 화웨이, 텐센트, 샤오미 등 IT 공룡으로 거듭난 기업들도 스타트업 투자의 중요성을 일찍 깨달았습니다. 폭스콘은 베이징에 하드웨어 창업지원센터 '이노콘'을 만들고 이들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데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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