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새벽 1시에 지난 10년간 사우디 아라비아를 통치한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향년 90세 일기로 사망했다. 압둘라 국왕 타계 직후 국제유가는 급반등 했다.
유가 상승에는 사우디의 국왕이 타계하고 왕위를 이어 받는 부총리 겸 국방장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왕세제가 사우디의 석유 정책을 전환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사우디는 OPEC 내 최대 산유국인 만큼 OPEC의 산유량 결정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지난해 11월 OPEC이 하루 산유량을 배럴당 3000만배럴로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국제유가는 하락 속도가 더 빨라졌다.
또 오랫동안 권력을 유지해온 국왕이 사망하면서 사우디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사우디의 석유 정책이 바뀌려면 그동안 유가가 하락해도 감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이 교체되야 하는데 새 국왕을 맡게 된 살만 왕세제가 석유장관 교체를 지시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나이미 석유장관은 1995년 부터 석유 정책 결정 역할을 맡으면서 사우디 내부에서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말 나이미 석유 장관은 설사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50달러, 40달러, 20달러까지 하락하더라도 개의치 않고 현 석유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런던 소재 컨설팅업체인 아라비아 모니터의 프로런스 에이드 오악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사우디 정부는 이미 유가 하락을 견뎌내겠다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 상태"라면서 "나이미 석유장관은 사우디 내부에서 입지가 견고하고 존경을 받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 내 자리에서 내려올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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