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 美 의회에서 소득 재분배 화두로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공화당이 8년 만에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미국 의회에서 소득 재분배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 등에 따르면 크리스 반 홀렌(민주·메릴랜드) 하원의원은 중산층에 대규모 세금 공제 혜택을 주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그가 추진하고 있는 중산층 지원안의 핵심 내용은 연 소득 10만달러(1억820만원) 이하 근로자들에게 연방정부 차원에서 세금을 1000달러 줄여주는 것이다. 연소득 20만달러 이하인 부부에게는 2000달러 세금 공제 혜택이 부여된다. 근로자가 줄어든 세금 1000달러에서 최소 500달러를 저축하면 250달러의 세금을 더 줄여주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 외 자녀 양육에 대한 지원 등을 포함하고 있다.
홀렌 의원은 자신의 제안이 법제화되면 중산층의 세금 부담이 향후 10년간 1조2000억달러 줄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상황에서 홀렌 의원의 중산층 지원안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게다가 공화당은 홀렌의 지원안처럼 직접적으로 돈을 지원해주는 방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중산층 소득 확대를 위해서는 기업들의 세 부담을 낮춰 임금 상승을 유도하는 식의 간접적인 방식이 더 낫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차기 대통령 선거가 2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소득 불평등에 따른 중산층 붕괴와 이에 대한 해법은 차기 정권을 차지하기 위한 중요한 정쟁거리가 될 전망이다. 미국 온라인 경제매체 CNBC는 중산층의 소득을 평가하는 어떤 한 평가방식에 따르면 미국의 중산층 소득이 1947년부터 1979년 사이에는 두 배 이상으로 늘었지만 1979년 이후로는 9% 상승에 그친다고 전했다.
따라서 이번 홀렌의 주장은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아젠다 선점 효과를 노렸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공화당은 소득 증대를 위해 세제 개편을 통한 소득세율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홀렌은 이에 대해 부자들이 더 많은 혜택을 보게 돼 중산층 붕괴가 심화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자신의 중산층 지원 방안이 소득세율 인하를 추진 중인 공화당안의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되레 중산층 지원을 확대하면서 늘어나는 정부 재정 부담을 상위 1% 고소득층의 세금 혜택을 줄임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기업들이 받는 세금 혜택을 줄이는 대신 중산층 소득을 높여주는 기업들에는 인센티브 혜택을 부여하자고 주장했다. 홀렌은 자신의 지원방안은 매우 간단하다며 "근로자들 임금을 올려주지 않는 기업의 경영진들에게는 세금 공제 혜택도 주지 말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마디로 홀렌은 고소득층의 부가 중산층에게 옮겨가도록 부의 재분배를 유도하자는 것이다. 그는 현재의 세금 체계는 돈이 돈을 벌 수 있도록 허용해주고 있다며 노동을 통해 돈을 버는 방식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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