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 레드사하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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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현의 벤처, 운명의 그 순간] ⑪이지훈 레드사하라 대표, 퍼블리싱 없이 독자 서비스로 성공…벤처기업으로서 드문 사례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2013년 12월 추운 겨울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위치한 레드사하라 사무실. 11명의 게임개발자들이 원탁회의를 열었다. 주제는 4달 뒤 출시되는 모바일 게임 '불멸의 전사'의 운영 방안. 직접 서비스할지, 퍼블리싱 업체에 맡길지를 놓고 열띤 논쟁이 오갔다.

이지훈 레드사하라 대표(42)는 "지금 생각하면 회사가 망하느냐 마느냐의 순간이었던 것 같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게임 서비스 경험이 없는 신생 스타트업이 퍼블리싱을 끼지 않고 자체적으로 서비스해 성공한 사례는 당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극히 드물었다. 게임 개발과 유통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망해도 우리꺼 우리가 해보자'는 패기로 팀원들을 설득했고, 결국 그날의 긴 논쟁은 자체 서비스를 하는 쪽으로 종결됐다.


"당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유저를 끌어 모으던 넷마블 등 메이저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고민이 컸던 게 사실이에요. 퍼블리싱을 통해 이런 저런 고민 없이 안정적으로 게임을 서비스 할 수도 있었죠. 하지만 게임을 가장 잘 서비스할 수 있는 사람은 그 게임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레드사하라는 웹젠의 대형작 'R2', '배터리온라인', 'C9' 등을 함께 성공시키며 수년간 손발을 맞춰온 동료들과 지난 2013년 9월 창립한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4월, 한타 싸움과 멀티모드가 돋보이는 모바일 전략 역할수행게임(RPG) '불멸의 전사'를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같은해 10월에는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와 사용자경험(UX)이 대폭 개선된 '불멸의 전사 시즌2'를 업데이트하며 현재까지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대표의 결단은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3월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4억원의 투자를 받고 탄력을 받은 레드사하라는 그 다음달 불멸의 전사를 출시해 1주일 만에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10위권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 대표는 "퍼블리싱을 할 경우 계약금으로 재무적 안정성이 생기지만 그만큼 게임 자율성이 떨어진다"며 "우리의 생각을 반영하기보다 퍼블리셔의 요구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직접 서비스하다 보니 고객과의 거리도 가까워졌다. 10만명 이상의 회원이 가입된 불멸의 전사 공식 카페에 올라오는 글들을 이 대표를 포함, 36명의 직원들이 직접 피드백한다. 게임 내 발생하는 버그, 유저들의 불만사항 등을 즉각적으로 반영해 꾸준히 버전을 업데이트한다. 이러한 운영 덕분에 불타는 전사 시즌2는 현재까지도 2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며 모바일 게임순위 10~20위권 안팎의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회사에 저만의 사무실이 따로 없어요. 다른 직원들 틈에 끼어서 업무를 보죠. 또 대리나 과장, 대표와 같은 직급 없이 모든 직원들은 영어 이름을 써요. 소통에는 수직적 계급이 아닌 수평적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우리 회사는 누구든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조직입니다."


이 대표는 현재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중국과 대만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 불멸의 전사를 자체 서비스 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인정받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며 "올해 1분기까지는 글로벌 서비스를 모두 마치고 차기작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며 신년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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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창업을 시작하려는 예비 스타트업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창업을 위한 창업이 아니라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의 역량을 키우다 보면 창업의 기회와 성공 가능성은 더 커진다는 설명이다.


"막연하게 창업을 시작해보겠다는 마음보다 자기 주체적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열심히 하다보면 '이 분야에서 창업을 해보고 싶다'는 순간이 반드시 와요. 이런 방식이 성공 가능성을 더 높이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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