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IC카드 첫 100억 돌파…"사용 더 늘려야"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긁지 않고 넣어서 쓰는' 현금IC카드 사용액이 지난해 처음으로 100억원대(월 결제 기준)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현금IC카드 보급활성화에 맞춰 주유소협회 등 가맹점들이 단말기를 바꾸고 있어서다. 다만 결제총액이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 더 적극적인 장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현금IC카드의 지난해 9월 결제액은 130억원으로 직전해 동기 결제액보다 88% 증가했다. 건수는 11만1500건으로 직전해와 비교해보면 3배 가까이 많다. 현금IC카드는 2012년 11월 도입 후 1년간은 월 결제액이 10억원대에 머물렀으나 지난해부터 결제액이 크게 늘기 시작했다.
월별로 살펴보면 6월 62억원으로 주춤하는 듯 하다가 7월 76억원, 8월 97억원으로 증가했고 9월에는 처음으로 100억원대를 돌파해 130억원을 나타냈다.
현금IC카드는 플라스틱 카드에 소형 컴퓨터와 유사한 IC칩을 넣은 카드다. 고객이 직접 IC단말기에 카드를 삽입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결제방식으로, 카드복제로 인한 금융사고를 막을 수 있다.
최근 현금IC카드 사용 증가는 단말기 교체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유소협회에서 현금IC카드 결제서비스를 탑재한 금융복합결제기를 개발하는 등 가맹점의 단말기 교체가 나타나면서 사용액이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보급 수준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지적이 많다. 정훈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전체 카드결제 금액과 비교하면 저조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기준 신용카드 결제액은 48조원 체크카드 결제액은 10조원에 달한다. 정 연구위원은 "전국 단말기 중에 15~20%는 IC칩이 안되는데, 고객들도 IC칩 사용이 익숙지 않고 가맹점도 바꿀 유인이 크지 않다보니, 상대적으로 안전한 IC카드 교체가 잘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현금IC카드 보급을 위해선 개인들이 은행에 가서 IC칩이 되는 카드로 바꿔야 하는데, 이 것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다보니 카드 정착도 빨리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핀으로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현금IC카드 결제방식이 우리나라 사용자들에게 익숙하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로 지적됐다. 사실상 가맹점주가 대신해주는 '서명' 방식이 우리나라 카드 결제과정에선 보편화돼 있어서다. 이재연 선임연구위원은 "서명 결제가 올바르게 이뤄졌다면 핀 번호 입력이 더 간편하다고 인식돼 빨리 펜 방식에서 핀 방식으로 변했을 텐데, 우리나라에선 가맹점주가 대신 서명을 해주는게 비정상적으로 많아, 거꾸로 사용자들이 현금IC카드의 핀번호 입력이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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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IC카드 보급을 강력하게 추진할만한 컨트럴 타워가 부재하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용카드와 관련된 업무는 금융위원회의 중소서민과가 담당하지만, 현금IC카드만 은행과에서 하는데, 은행과에선 이 일을 주력으로 하지 않다보니, 컨트럴타워가 없는 문제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금IC카드란? 일반 플라스틱 카드에 소형 컴퓨터와 유사한 IC(Integrated Chipㆍ집적회로) 칩을 넣은 카드. 기존의 마그네틱(Magnetic Stripeㆍ자기띠) 카드에 비해 안전하게 데이터 전송을 할 수 있으며 보안성이 높아 위조나 불법 정보 유출을 막는데 효과적이다. 금융감독원은 카드 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2003년 2월부터 IC카드 도입을 추진해왔다. 영국ㆍ일본ㆍ프랑스 등 해외 주요 국가는 물론 동남아 국가들도 IC카드로의 전환을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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