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출혈경쟁 했는데…추위도 안 도와주네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엎어진 온수매트, 작년 제습기 꼴 나나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한 제품이 뜨면 너도나도 뛰어드는 쏠림현상이 가전업계의 위기를 재촉하고 있다. 지난해 제습기에 이어 올해는 온수매트다. 온수매트 시장에 뛰어든 한 중견급 전기매트 업체가 법정관리에 들어서는 등 도미노 부실도 우려되고 있다.

수원지방법원은 지난달 27일 구들장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9일 밝혔다. 구들장은 홈쇼핑ㆍ인터넷으로 온수매트를 판매하는 생활가전 전문업체로, 한때 전기매트 시장 2위를 차지하기도 했으나 온수매트 시장에 뛰어들었다 최근 자금난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온수매트 시장의 성장성만 보고 뛰어들었다가 출혈경쟁에 휘말리며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다. 온수매트는 전자파가 적게 나온다는 소비자 인식에 힘입어 2~3배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전기매트를 누르고 겨울 난방가전 강자로 자리잡았다. 온수매트 시장 규모는 2012년 500억원에서 2013년 3000억원으로 커졌다. 지난해 규모는 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초 100여개였던 온수매트 브랜드는 1년 만에 200여개를 넘어섰다. 하지만 급격한 성장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분석이다. 뒤늦게 시장에 진출한 저가 브랜드 간의 출혈경쟁이 심해지면서 30만~40만원이었던 온수매트의 가격대도 10만~20만원으로 끌어내려졌다. 한 온수매트 업체 관계자는 "출혈경쟁으로 제품 가격의 하향평준화가 이뤄졌다"며 "한 업체가 가격을 내리면 다른 업체도 제값을 받는 대신 덩달아 가격을 내리는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덩달아 내수부진과 늦게 찾아온 추위로 올해 온수매트 판매의 상승세는 크게 꺾였다. 한 홈쇼핑 관계자는 "12월부터 추위가 찾아와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정작 매출 효율이 40~50%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 '온수매트가 지난해 여름 제습기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온수매트 시장의 조로(早老) 현상은 지난해 제습기 시장의 판매부진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해 제습기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200만대로 추산되면서 후발주자들이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늦은 장마 때문에 판매량이 정체해 업체들이 재고 처리에 골머리를 앓은 것이다. 30~40만원대였던 제습기 가격은 절반 수준인 20만원대로 떨어졌고, 다른 제품에 '끼워팔기'까지 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업계 1위였던 위닉스는 재고 부담에 지난해 11월 2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해 운영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잘 되는 상품에만 몰리는 쏠림현상과 유사제품 난립은 결국 시장 자체 존립도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제품 가격대를 대폭 내리면 1년이 지난 후에도 다시 예전 가격을 회복하기 힘들다"며 "결국 전 제품의 가격 하향평준화와 부실업체의 부도로 이어지며,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소비자들"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이슈 PICK

  • '바보들과 뉴진스' 라임 맞춘 힙합 티셔츠 등장 어른들 싸움에도 대박 터진 뉴진스…신곡 '버블검' 500만뷰 돌파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국내이슈

  • [포토]美 브레이킹 배틀에 등장한 '삼성 갤럭시' "딸 사랑했다"…14년간 이어진 부친과의 법정분쟁 드디어 끝낸 브리트니 공습에 숨진 엄마 배에서 나온 기적의 아기…결국 숨졌다

    #해외이슈

  • 이재용 회장, 獨 자이스와 '기술 동맹' 논의 고개 숙인 황선홍의 작심발언 "지금의 시스템이면 격차 더 벌어질 것" [포토] '벌써 여름?'

    #포토PICK

  • 기아 EV9, 세계 3대 디자인상 '레드닷 어워드' 최우수상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