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투어패키지 예약도 연말의 3배
영화 국제시장에서 주인공 덕수(황정민)가 문을 연 상점 '꽃분이네'. 이 자리에서 '영신상회' 상호로 실제 장사를 하던 가게 주인은 영화 촬영 후 간판을 '꽃분이네'로 바꿔달았으며, 현재 관광명소로 손꼽히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영화 '국제시장'의 흥행 돌풍이 호텔ㆍ유통업계 특수로 이어지고 있다. 영화의 배경인 부산 남포동 국제시장 관광을 포함한 호텔패키지 상품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가 하면, 영화 속 추억의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남포동 국제시장을 비롯, 영화 '국제시장'에 등장했던 현지 명소를 관광하는 호텔 패키지 상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영화를 보고 난 뒤 실제 현장을 방문, 그 감동을 이어가려는 관광객들이 늘면서다.
롯데호텔부산은 영화가 기대 이상으로 흥행하자 지난달 26일 전문 투어리스트와 함께 부산일대의 전통시장을 돌아볼 수 있는 '부산 전통시장 패키지'를 출시했다.
객실 투숙과 전통시장 상품권(3만원권), 롯데시네마 관람권(2매), 전통시장 투어 등을 한 데 묶어 21만원(디럭스 객실 기준)부터 제공하는 이 상품은 이례적인 연초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크리스마스, 연말 등 기념일이 포함된 12월 말의 예약률이 연초보다 좋은데 반해, 이달 초 이 상품의 예약률은 연말의 3배를 기록 중이다.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의 경우 투숙객을 대상으로 지난해 9월부터 진행하던 현지 투어 프로그램 '골목대장'의 인기가 급상승했다. 영화 흥행의 영향이 크다.
국제시장 뿐 아니라 감천 문화마을, 용두산공원, 부평시장 등 명소를 돌아보는 이 프로그램에는 영화 개봉일인 지난달 17일 이후 20일만에 72명이 참여했다. 영화 개봉 전 까지의 월평균 이용객이 40명 안팎임을 감안하면 큰 폭의 성장세다. 12월 한 달을 기준으로는 130명에 가까운 투숙객이 '골목대장' 관광에 나섰다.
해당 프로그램 담당자인 두승재 부산 웨스틴조선호텔 팀장은 "영화 개봉이후 국제시장에 대한 고객들의 문의가 많아 영화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면서 "영화를 관람하고 난 뒤 관광에 나섰던 한 고객은 국제시장의 전경을 보다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골목대장'의 경우 투숙객을 대상으로 다음달 28일까지 진행되며 대인2만원, 소인 1만원의 참가비가 있다.
영화 속에서 추억의 간식으로 등장하는 '허쉬초콜릿' 역시 인기다. 이 초콜릿은 주인공들이 어린시절 미군들로부터 얻어먹던 간식으로 전쟁이라는 아픈 역사와 맞닿은 상징적인 먹거리다. 특히 1950년 당시의 제품이 현재까지 그 특유의 로고(HERSHEY'S)를 유지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추억의 먹거리 중 하나이면서도 현재까지 시장에서 사라지지 않았다는 반가움이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그밖에 찜닭이나 어묵, 떡볶이 등 부산의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되는 식품등에 대한 관심도 늘고있다.
이 관계자는 "영화 관람 후 찜닭이나 떡볶이 등 전통시장 고유의 먹거리를 찾는 것이 하나의 코스처럼 여겨지고 있다"면서 "영화의 흥행이 지난해 침체됐던 부산지역 유통가에 훈풍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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