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손까지 물려주는 담배판매 독점권 논란
일부 점포 억대 권리금…담뱃값 인상으로 개정 목소리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이창환 기자]지난 1일 단행된 담뱃값 여파가 담배판매권으로 옮겨붙었다. 허가 조건이 까다로워 억대의 권리금을 주고받는 담배판매권은 한번 허가받으면 자손까지 물려줄 수 있는 독점적 권한을 갖는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독점적 권한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지만, 정부는 제도 전반을 뜯어고쳐야 하는 만큼 소극적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새해 담배 가격 인상으로 인해 담배를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는 편의점과 슈퍼마켓, 약국 등의 가치가 치솟고 있다. 담배는 담배사업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허가 받은 업체만 판매를 할 수 있다. 담배판매권은 시군구 등의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면 '50m 거리 제한' 등의 규정을 검토한 뒤 해당 지자체장이 지정한다. 다만 공공기관 등 구매소매인의 경우 50미터 규정의 제약을 받지않고 담배를 판매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현재 14만7000여곳에서 담배를 판매하고 있다.
현행 담배사업법에 따르면 한 번 허가받은 담배판매권은 청소년에게 담배를 판매하다 적발되거나 2회 이상 영업정지, 6개월 이상 영업중단 등의 사유가 없을 경우 갱신하지 않아도 된다. 슈퍼나 편의점 등 담배판매점에서 불법행위가 없을 경우 자손까지 담배를 판매할 수 있는 것이다. 2004년 담배사업법 개정 이전에 담배판매소로 지정된 약국 120곳이 아직까지 담배를 판매하고 있다. 국민의 건강을 챙겨야하는 약국에서 담배를 판매하는 것은 국민 정서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지만 한 번 허가받은 담배판매권은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인 만큼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다.
깐깐한 담배 판매 허가 조건으로 역세권 등 일부 점포들은 억단위의 권리금이 붙는다. 이들은 담배 회사로부터 광고비 명목으로 매달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의 보조금을 받는다. 담배 가격 인상으로 인해 담배 판매 이익이 늘어나면 담배판매권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담배소매점은 그동안 담배 한 갑을 팔면 250원이 남았는데 이번 담뱃값 인상으로 한 갑당 338원을 남기게 된다.
기획재정부는 담배판매권의 특혜 논란에 대해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적극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약국의 담배 판매 제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약국의 담배판매는 관련 제도를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면서 "약국의 담배판매는 자연적으로 줄어드는 추세인데다 약국 때문에 담배사업법을 개정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난색을 표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