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은행들, 인도에 '꽂혔다'
모디정부 인프라 투자에 우리기업 진출 활발…국민 40%가 은행계좌 없어 소매금융 파이도 커
[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은행권의 해외 신시장 개척지로 '인도'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미얀마 진출에 실패한 시중은행들은 인도 모디 정부의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와 이에 발맞춘 현지진출 국내기업들의 금융서비스 제공으로 새로운 수익원 확대를 꾀하고 있다. 특히 각 은행들은 인도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현지화 전략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KB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외환ㆍIBK기업은행의 인도 지점이나 출장사무소는 총 9개다. 지점이 없는 은행들은 인도 금융당국과 지점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이미 지점 인가를 받은 은행들은 지점 확대에 공을 쏟고 있다. 뉴델리ㆍ뭄바이ㆍ벨로르에 지점을 보유한 신한은행은 최근 푸네 지점을 추가로 개소했고 첸나이에 지점을 보유한 우리은행은 뭄바이와 구루가운 등에 추가 지점 설립을 계획 중이다. 외환은행과 기업은행 역시 올 상반기 내 지점을 내고 영업을 시작한다.
그동안 국내은행들은 해외진출 후 이렇다 할 성과를 못 내고 있었다. 여기에 일본 도쿄지점 부당대출 사건마저 벌어져 은행의 해외영업은 더욱 축소됐다. 그러나 국내은행들은 유독 인도 시장에 정성을 쏟고 있다.
인도가 마치 새로운 해외진출지 국가인 것처럼 돋보이는 것은 우선 인도 정부의 의지가 강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출범한 모디 정부는 '모디노믹스'라 불리는 적극적인 경제 활성화 정책을 펼치면서 제도개혁과 투자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속열차, 신공항 개발, 전 가정에 전력 공급 등 인프라 투자는 물론 12억 배후 인구를 기반으로 중국을 이을 세계의 공장이 되고 있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인프라투자 비중은 지난해 8.0%에서 올해 8.4%, 내년도 9.0%까지 상승한다. 이에 따라 인프라 구축에 노하우가 있는 한국기업 진출도 활발해져 올 2월에는 인도 라자스탄 주에 한국기업 전용공단까지 완공된다. 국내은행은 한국기업의 진출을 막후에서 도울 예정이다.
또 인도 소매금융 시장 역시 국내은행에는 기회다. 현재 인도인 중 40%가 은행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고 돈이 필요하면 사채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소액대출 등으로 금융수요가 있다는 것이 은행권의 판단이다. 인도 금융정책도 2018년 7월까지 7500만 가구에 2개의 은행계좌를 개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적 차이와 전문성 부족은 여전히 난제다. 인도에 지점을 둔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 대비 저렴한 인도 현지 인건비는 큰 매력이지만 현지직원의 전문성 부족과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낮은 충성도, 높은 이직률은 고민이다"라고 털어놨다. 인도 현지 영업을 위해서는 현지직원 채용이 필수적인데 이들의 재교육에도 상당한 투자가 필요한 것이다.
국내은행의 인도 진출 확대를 위해선 한국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해외진출 인허가에 있어 주요요소 중 하나는 양국 간 상호호혜주의에 따라 진입장벽이 상대국가에 비해 높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한국과 인도 금융당국 간 다양한 교류와 관계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6월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칸(H.R. Khan) 인도 중앙은행 부총재를 만나 국내은행의 지점 신설 인가를 신속하게 처리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또 금융감독원도 지난해 1월 인도 감독제도 편람을 발간하고 12월 금융사 대상으로 인도 진출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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