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그가 뜨면 與 개혁한다는 신호
공무원연금개혁특위위원장 '폭탄' 떠맡은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위원장직을 수락을 놓고 고심하던 지난해 12월 말, 그의 보좌진과 당 정책위 관계자들도 덩달아 긴장의 롤러코스터를 탔다. 정책위의장으로서 가뜩이나 업무가 많은데, 특위 위원장까지 맡게 될 경우 보좌진이 해야 할 업무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주 의장이 결국 위원장직을 수락하자 내부에서는 '할 일이 늘어났다'는 반응과 함께 장탄식이 흘러나왔다는 후문이다.
주 의장 측근의 이 같은 반응도 무리는 아니다. 주 의장은 당내에서 일 욕심이 많은 의원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공무원연금특위 위원장을 맡은 과정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당에서 원하면 책임지고 맡는 식이다.
맡은 과제들도 굵직하고 파괴력이 있다. 지난해 5월 정책위의장으로 취임한 이후 세월호 진상조사를 비롯해 배상과 보상, 각종 정책과제 수립, 모든 당정협의 등을 관여해왔다. 지난해 11월에는 당내 방위산업비리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기도 했다. 워낙 언론에 많이 등장하자 당내에서는 '주 의장이 모든 일을 떠맡는거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업무를 도맡았지만 그렇다고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는다. 고집을 꺾지 않는 성격 때문에 '까칠하다'는 인상을 심어주기도 했다. 세월호 진상조사위 구성 문제를 놓고 유가족들과의 설전도 마다하지 않았으며, 배ㆍ보상 협상 중 야당이 특별위로금을 국고에서 지원하는 쪽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자 절대 불가 원칙을 고수하기도 했다. 지난해 연말까지 처리돼야 한다는 정치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물러서지 않고 있다. 또 세월호 배ㆍ보상 문제를 놓고 당정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정부부처 간 의견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정부가 큰 그림은 못보고 눈앞의 이익만 좇는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일 욕심과 추진력으로 당내 신뢰도는 상당하다. 최근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위원으로 임명된 한 새누리당 의원은 '주 의장의 업무가 많아 번아웃(녹초)될까 걱정이다'는 기자들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능력을 믿으니 걱정할 게 없다"며 느긋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그가 당에서 인정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적 부담은 만만찮다. 당장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에 대해서도 '공무원노조 일각에서 개혁에 앞장선 의원들을 모두 낙선시키겠다고 벼른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주 의장을 비롯한 당내 유력 후보들이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위원장직을 모두 고사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그는 "지역구인 대구 수성구의 현직 교육자와 퇴직 교육자 숫자가 전국에서 단연 1등"이라면서 "(개혁에 대한) 부담이 가장 많은 지역"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주 의장은 2013년 말에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당시 국회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을 맡았는데, 당에서 기초선거 공천 폐지를 당론으로 결정하지 못하고 특위에 전부 맡긴 것이다.
주 의장은 이명박정부에서 대통령 당선자 대변인을 시작으로 특임장관을 맡는 등 대표적인 친이계로 분류된다. 하지만 계파색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아 당내에서는 모든 계파와 어울린다는 평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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