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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사자성어에 지록위마(指鹿爲馬)

최종수정 2014.12.21 08:49 기사입력 2014.12.21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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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올 한해를 되돌아보는 사자성어로 교수들은 '지록위마(指鹿爲馬)'를 꼽았다.

21일 교수신문에 따르면 최근 열흘간 전국의 교수 724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지록위마가 201명(27.8%)의 선택을 받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택됐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일컫는다는 뜻으로, 사기 진시황본기에 나온다. 정치적으로 윗사람을 농락해 권력을 휘두르는 경우를 뜻한다.
진시황이 죽자 환관 조고가 태자 부소를 죽이고 어린 호해를 황제로 세워 권력을 휘둘렀다. 조고는 호해에게 사슴을 바치며 말이라고 말했고 호해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指鹿爲馬)"며 다른 신하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대부분이 말이라고 답했으나 일부는 사슴이라고 바른 말을 했고 조고는 이들을 죽였다고 한다.

곽복선 경성대 교수(중국통상학과)는 "올해는 수많은 사슴이 말로 바뀐 한해였다"며 "온갖 거짓이 진실인양 우리사회를 강타했다"고 말했다. 구사회 선문대 교수는 "세월호 참사, 정윤회의 국정 개입 사건 등을 보면 정부가 사건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지록위마에 이어 '삭족석리(削足適履)'(23.5%)가 꼽혔다. 발을 깎아 신발에 맞춘다는 데서 유래한 말로 불합리한 방법을 억지로 적용한다는 의미다. 남기탁 강원대 교수(국어국문학과)는 "한해 동안 선거용 공약, 전시행정을 위해 동원된 많은 정책이 합리성을 무시하고 억지로 꿰맞추는 방식으로 시행됐다"고 말했다. 박태성 부산외대 교수(러시아 중앙아시아학부)는 "원칙부재의 우리 사회를 잘 반영했다"고 평했다.
'지통재심(至痛在心)'(20.3%)과 '참불인도(慘不忍睹)'(20.2%)가 뒤를 이었다. 지통재심은 지극한 아픔에 마음이 있다는 뜻이며 참불인도는 세상에 이런 참혹한 일은 없다는 뜻을 담고 있다. 올 한해 전 국민에게 충격을 준 세월호사건의 영향이다. 곽신환 숭실대 교수(철학과)는 지통재심을 꼽으며 "세월호 사건이 우리 마음에 지극한 아픔으로 남아 있다"며 "정치 지도자들이 지녀야할 마음이자 자세"라고 전했다.

올해의 사자성어는 교수들의 전공, 세대, 지역을 안배한 추천위원단이 사자성어 36개를 추천한 뒤 교수신문 필진과 명예교수들이 5개를 추려내 전국의 교수를 대상으로 설문하는 방식으로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는 뜻의 '도행역시(倒行逆施)'가 뽑혔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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