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금융시장에서 유럽 국가들의 국채 수익률은 줄줄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채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수익률 하락은 그 만큼 국채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유럽 각국 국채금리가 줄줄이 사상 최저수준으로 하락한 것은 이 지역의 낮은 물가상승률이 ECB가 조만간 국채 매입을 통한 양적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0.5%에 그쳐 최근 5년 가운데 상승폭이 가장 낮았다. 스페인의 경우 11월 CPI가 전년 동기대비 0.5% 하락해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인플레이션을 기록 중이다. 유로존 전체 인플레이션은 14개월 연속 ECB의 목표치인 2%의 절반에도 못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28일 발표될 11월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0.3%를 기록해 10월 0.4% 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21일 너무나 낮은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참을 수 없다며 "ECB가 추가 행동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발언했다. 비토르 콘스탄치오 ECB 부총재도 26일 "현재 취해지고 있는 ECB의 경기부양 조치(커버드본드와 자산유동화증권 매입 등)가 충분치 않다고 증명될 경우 ECB가 내년 1분기에 유로존 국채 매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한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유럽 뿐 아니라 세계 각국 국채 수익률도 전반적으로 곤두박질치는 분위기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0.43%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국채의 절반 가까이가 1%가 안 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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