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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도 내렸는데…금융권 '대출금리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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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와 따로 노는 市場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이장현 기자]기준금리가 지난 8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0.5%포인트나 내려갔음에도 금융권은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하고는 대출금리를 올리거나 기존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저축은행이나 카드사 등 제2금융권의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과 저축은행, 카드사 등 대부분의 금융업권에서 신용대출금리가 인상됐다.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금리가 내려간 곳도 있었으나 대부분 소폭 떨어지는 데 그쳤다.

대표적인 것이 저축은행의 일반대출금리다. 저축은행의 일반인 대상 신용대출금리는 지난 5월부터 꾸준히 오르고 있다. 5월 10.72%에서 9월 11.72%로 4개월 새 1%포인트 올랐다. 지난 8월 기준금리가 한 차례 인하된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다. 이는 저축은행 대출금리가 올 1월부터 4월까지 꾸준히 하락해온 것과도 대조된다.

카드사의 대출(카드론) 역시 마찬가지다. 올 3분기 신한·삼성·현대·KB국민·NH농협·롯데·우리·하나SK·외환 등 카드론을 취급하는 9개 카드사 중 3곳의 대출금리가 올랐다. 이들의 평균 금리는 연15.27%로 한은의 금리 인하 이전인 2분기 평균금리(15.44%)에 비해 0.17%포인트 떨어졌지만 KB국민·삼성·현대카드 등 대형카드사의 금리는 되레 올랐다.
삼성카드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2분기 15.68%에서 3분기 16.17%로, 국민카드는 14.26%에서 14.75%로 각각 0.49%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는 17.33%에서 17.72%로 0.39%포인트 올랐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이 중소기업을 상대로 한 신용대출 역시 올 3분기 19곳 중 6곳에서 전분기 대비 금리가 올라갔다. 전북·국민·우리·한국SC·한국씨티·수협은행 등 6곳이었다. 이 중 SC은행은 2분기 4.17%에서 3분기 5.09%로 0.92%포인트나 올랐으며 전북은행도 0.51%포인트 크게 올랐다. 전북은행과 국민은행은 각각 7.66%, 7.62%로 은행권에서는 유일하게 7%대 금리를 유지했다.

대출금리가 오르지 않은 은행들 역시 기준금리가 많이 내려갔지만 가산금리는 일제히 올라간 양상을 보였다. 17곳 중 14곳에 달했다. 이 때문에 대출금리가 떨어져도 찔끔 내려가는 수준에 그쳤다. 결국 한은의 금리정책이 먹히지 않은 것이다.

이들은 기준금리 인하보다 다른 외적 요인들이 대출금리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해명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경우 5월부터 대부업이 인수한 저축은행들이 영업을 개시하기 시작하면서 전체 평균 대출금리가 올랐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OK저축은행 등 대부업이 인수한 저축은행에서 신용대출을 신규로 많이 취급한 영향이 작용됐다"며 "이들이 기존 대부업 고객들을 저축은행이라는 양지로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기존의 고금리 대출이 저축은행으로 유입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 역시 '의도적으로' 금리를 올렸기 때문에 벌어진 결과로 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 중 금리를 의도적으로 올린 곳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신용도가 낮은 사람의 대출 비중이 높으면 그 분기에는 금리가 오른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금리할인 마케팅이나 조달금리 산정 시 리스크 비중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는 "이런 외부 요인들이 기준금리 인하보다 더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초저금리시대에서 수익성을 담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출공시를 단순비교하기 힘들지만 정기예금 금리가 연 1%대인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따라 대출금리도 내리라는 것은 문을 닫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최소한의 순이익 확보를 위해서라도 가산금리를 상향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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