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KS 2차전 '쐐기 투런'으로 연패 위기 팀 구원…PS 통산 최다 홈런 14개 신기록 달성
[대구=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최다 홈런(14개) 1위, 팀은 한국시리즈 첫 승. 좋은 일이 겹쳤다. 그러나 프로야구 삼성의 이승엽(38)은 웃지 않았다.
이승엽이 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7-1ㆍ삼성 승리)을 마치고 한 첫 마디는 "기분이 썩 좋지 만은 않다"였다. 그러면서 "홈런을 기록했지만 어이 없는 삼진을 세 차례나 당했다"고 했다.
한국시리즈 두 경기에서 타율 0.125(8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5삼진을 기록했다. 정규리그 때의 타격감을 회복하지 못한 '국민타자'. 그래서 이승엽은 휴식일이자 이동일인 6일 오전 개인훈련(선수단 공식훈련은 없음)에 몰두했다. 보다 정확한 타격과 좋지 않은 공을 골라내는 데 초점을 두고 타석에 섰다.
이승엽은 1차전(3타수 무안타 2삼진)과 2차전 경기 내용 때문에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홈런 같은 장타도 중요하지만 타순에 맞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남은 경기에서는 분명 다른 타격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51)도 "어느 경기든 중심타자들이 풀어줘야 좋은 승부를 할 수 있다. (이)승엽이가 해줘야 우리 팀이 편하게 간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이 같은 성적도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헛일임을 잘 안다. 그래서 "이기고 싶은 마음 뿐"이라며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가기 때문에 타석에서 승부를 내야 한다. 득점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했다.
이승엽은 6일 오후 2시 대구를 출발해 한국시리즈 3차전이 열리는 서울에 도착했다. 한국시리즈 3ㆍ4차전은 넥센의 홈인 목동구장에서 열린다. 3차전에서는 플레이오프 3차전(대 LGㆍ6이닝 3피안타 1실점) 최우수선수(MVP)인 왼손투수 오재영(29)과 상대한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승 1패로 맞선 가운데 3차전을 이긴 팀이 우승한 경우는 90.9%(10/11)나 된다. 2003년 SK(대 현대ㆍ시리즈 전적 3승 4패 현대 우승) 를 제외하면 모두 3차전에서 2승 1패를 만든 팀이 우승했다.
이승엽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넥센을 상대로 열여섯 경기 타율 0.333 3홈런 17타점을, 목동구장 원정에서는 여덟 경기 타율 0.294 1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오재영과의 맞대결에서는 3타수 2안타(1홈런) 5타점으로 강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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